▲카멜레온ⓒ우석용
▲카멜레온ⓒ우석용

[SRT(에스알 타임스) 우석용의 갤럭詩(시)노트]

 

카멜레온

 

카멜레온마냥 푸른 잎 위에서 자신을 숨기는 법을 아는 자들은 언제나 당당하지 두려울 게 없지 낯빛을 바꾸는 일은 초급단계에 불과하지 눈물을 급하게 만드는 일도 어렵지 않지 가끔은 무릎을 꿇기도 하지 이들의 연기는 리터럴리 내츄럴 본이지 어디서 배운 것도 아니고 단지 생존을 위한 세포들의 선택이지

 

카멜레온의 먹이감들은 이들의 연기에 감동한 채 눈물을 흘리지 자신들은 공감지수가 지극히 높은 21세기형 착한 마음의 소유자라고 생각하지 꼬리와 몸통이 청거북에게 뜯겨 나가는 줄도 모른 채 어항에서 졸고 있는 물고기처럼 그렇게 스러져가지

 

이처럼 자신의 그림자에 숨어 몸통을 뜯어 먹는 자들은 보지 못하고 오히려 성실한 일꾼들에게 핏줄 선 눈알을 부라리는 자칭 착한 사람들 그들의 세상은 오늘도 어제처럼 늘 아름답기만 하지

 

포노 아티스트 우석용 (폰그림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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