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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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용돌이 같은 삶 속 30대 연인의 사랑 이야기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어느 평화수감자의 연애편지’는 병역법 개정안이 통과되기 전 병역거부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되어, 대체복무제도가 시작된 이후 출소한 한 청년 루민의 삶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2019년에서 2020년 사이에 주고받은 루민과 저자 루나의 편지 속에는 시시콜콜한 감옥의 일상에 대한 관찰에서부터 범죄와 범죄자, 현행 교정 시스템, 더 나아가 사회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다채로운 대화가 포함되어 있다. 저자인 루나는 이 이야기를 서간문 형태로 책에 담아냈다.

이 책은 자신의 삶을 주인으로 살아보려는 연인의 대화 속에서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정치적 주제들을 가장 개인적인 사랑 속에서 감싸 안아보려고 시도하고 있다.

대중은 범죄자에게 분노하며 강도 높은 처벌을 요구한다. 특히 사회를 연일 떠들썩하게 한 범죄 사건의 주인공들이 포토라인 앞에서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우리는 잠시나마 정의가 작동하고 있다는 위안을 받는다. 그런 교정시설로 인해 사회는 더 안전해진 것인지, 감옥은 교화의 공간으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질문한다.

독일의 형법학자 리스트(Franz von Liszt)는 “가장 좋은 사회정책이 가장 좋은 형사정책”이라고 말한 바가 있다.

이 책에는 교도소라는 공간이 가져오는 시간의 틈새, 그 사이로 건져 올린 선악과 종교, 몸과 환경, 권력과 성에 대한 사유가 담겨 있다. 마음이라는 심층해저를 탐사하며 더 큰 자유의 방향으로, 자신의 내적 명령을 따르는 개성화의 방향으로 나아가자고 손짓하는 글이며. 감옥이라는 공간에 대해 배우며 새로운 영성적 이해를 경험한 저자의 고백서이기도 하다.

연인의 눈을 통해 감옥을 들여다본 저자는 전 세계의 감옥에 대해 배워가며 사회 역시 감옥과 닮은꼴이라는 점을 더 선명하게 인식해간다.

현대 사회의 교정 시스템 뒤에 가려진 진실을 발굴해가는 저자는 큰 절망을 느끼지만, 동시에 더 크게 확장된 사랑의 의미와 가능성도 발견하며 “구금은 정의에 이르게 할 수 없지만, 사랑은 정의를 향한 출발점이 된다”고 말한다.

이 책은 소용돌이 같은 삶의 한 가운데에서도 조화를 찾아가고자 하는 한 30대 연인의 사랑 이야기다.

■ 루나 지음 | 소울마크 펴냄 | 348쪽 | 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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