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게인 총장이 의회 청문회에서 답변하는 모습 ⓒNYT 홈페이지 캡쳐
▲하버드대 게인 총장이 의회 청문회에서 답변하는 모습 ⓒNYT 홈페이지 캡쳐

미 의회 청문회서 ‘유대인 학살’ 발언 학칙 위반 여부에 총장 회피성 증언

하버드대 고액 기부자, 동문, 교내 구성원들 총장 퇴진 촉구

하버드대 교수진 700여 명과 동문, 총장의 ‘표현의 자유’ 지지

 

[SR(에스알)타임스 조인숙 기자] 하버드대 클로딘 게이 총장이 지난주 ‘학생들의 반(反)유대주의 발언’에 관한 의회 청문회에서 회피하는 듯한 증언을 했다는 이유로 사임 압박을 받고 있다.

게이 총장은 최초의 흑인 총장이자 하버드를 이끈 두 번째 여성이다. 11일(월요일)에 비공개로 열린 대학 이사회에서 그녀에 대한 해임 요구가 빗발쳤다.

사건의 발단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으로 대학 내 친이스라엘과 친팔레스타인 학생들 간의 시위와 대립 등의 갈등이 불거지면서부터다. 그 와중에 일부 학생들이 ‘인티타파’, 즉 '유대인을 학살하자’는 과격한 주장을 하고 나섰다.

급기야 12월 5일 미 하원 교육위원회가 청문회를 열었고, 그 청문회에 하버드대 게이 총장을 비롯해 펜실베이니아대 매길 총장과 매사추세츠공대(MIT) 샐리 콘블루스 총장 등 명문 대학의 총장들이 참석했다.

공화당 엘리스 스테파닉 의원은 하버드대 게이 총장에게 대학이 캠퍼스에서 ‘무력 봉기’를 의미하는 ‘인티파다’를 외치는 목소리를 묵인했는지 물었다. 게이 총장은 “그런 종류의 발언은 개인적으로도 혐오스럽다”라면서도 “하버드가 표현의 자유를 위해 노력 중이며, 선을 넘는 혐오 발언에 대해서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테파닉 의원이 “유대인 학살을 요구하는 것은 하버드의 괴롭힘 규정을 위반하는 것 아닌가”라고 재차 물었고 게이 총장은 “상황에 따라 위반의 소지가 있다”라며 애매한 답변을 내놓았다. 또 “유대인 학살을 촉구하는 학생을 징계해야 하는지”에도 법적으로 회피하는 듯하게 답했다.

▲ 게이 총장은 최초의 흑인 총장이자 하버드를 이끈 두 번째 여성 총장이다.ⓒNYT 홈페이지 캡쳐
▲ 게이 총장은 최초의 흑인 총장이자 하버드를 이끈 두 번째 여성 총장이다.ⓒNYT 홈페이지 캡쳐

게이 총장의 의회 답변 내용이 알려지자 하버드대 고액 기부자들, 동문, 교내 구성원들이 게이 박사의 퇴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하버드 재학생들과 졸업생들은 서한을 통해 게이 박사의 사임 또는 해임을 촉구했다. 서한에는 “게이 총장은 하버드의 가치, 우리가 알고 있는 하버드를 대표하지 않기 때문에 총장직을 수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라고 밝혔다.

반면 하버드 대학 교수진 700여 명과 수백 명의 동문 역시 여러 차례 공개 서한을 통해 게이 박사를 옹호했다. 게이 박사를 지지하는 성명은 대학에 “학문의 자유에 대한 하버드의 헌신과 상충하는 정치적 압력에 저항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다양한 커뮤니티에서 자유로운 탐구 문화를 수호하는 중요한 직무가 외부의 힘에 좌지우지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올해 53세인 게이 총장은 올해 7월에 취임하여 최초의 흑인 총장이자 하버드를 이끄는 두 번째 여성 총장이 되었다. 아이티 이민자의 딸로서, 스탠퍼드 대학에서 경제학 학사 학위를, 하버드 대학에서 행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6년에 하버드 교수가 되었고, 2018년에는 하버드 예술 및 과학 학부 학장이 되었다.

엘리자베스 매길 펜실베이니아대 총장은 토요일에 사임했다.

게이 총장의 운명을 결정하는 이사회인 하버드 법인은 아직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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