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 ⓒ소니 픽쳐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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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틈없는 반전 서사에 주목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서치 2'는 전작 '서치'(2018)와는 별개의 새로운 이야기를 관객에게 선사한다. 이번 작품은 '서치'의 편집을 담당했던 니콜라스 D. 존슨과 윌 메릭이 연출을 맡고, '서치', '런'의 연출을 맡았던 아니쉬 차간티 감독이 각본을 맡아 웰메이드 스릴러를 완성했다.

(이 리뷰에는 영화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준’(스톰 리드)은 아빠가 그립다. 그에 관한 기억은 엄마 ‘그레이스‘(니아 롱)가 조심스럽게 자신을 위해 남겨둔 2008년 홈비디오 푸티지에 담긴 모습이 전부다. 어렴풋한 기억을 뒤로 한 채 텍사스 샌 안토니오를 떠나 캘리포니아 LA에 정착한 모녀의 시간은 꽤나 빠르게 흘러갔다.

▲서치. ⓒ소니 픽쳐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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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살 평범한 청소년으로 자란 ’준‘은 간섭과 잔소리가 유난히 많은 엄마에게 약간 불만을 가지고 있다. ’준‘을 과잉보호하는 엄마는 최근 새로 사귄 컴퓨터 전문가인 남자친구 ’케빈’(켄 렁)과 남미 여행을 준비 중이다. 

엄마가 새 남친에게 빠져있는 건 상관없다. 하지만 여행 간 동안 엄마 친구인 변호사 ’헤더‘ 아줌마가 베이비 시터로 온단다. 짜증이 확 밀려온다. ’준‘은 제발 어린애 취급하지 말아달라고 사정하지만, 유난히 외동딸에게 집착하는 엄마의 고집을 꺾을 수는 없다.

이렇게 화날 때는 돈이 최고다. 엄마가 주는 비상금을 받고 보니 마음이 평화로워진다. 이제 머리 속은 ‘엄마가 여행 가면 파티나 잔뜩 즐겨야지’라는 생각뿐. 

▲서치. ⓒ소니 픽쳐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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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엄마는 집 앞에서 우버를 잡아타고 콜롬비아로 사랑의 여행을 떠났다. 곧바로 ‘준’은 절친 ‘비나’와 정신 못차릴 정도 파티를 즐긴다. 하지만 놀 때는 항상 시간이 쏜살같이 흐르는 법. 어느새 ‘아버지의 날’ 19일을 지나 엄마와 ‘케빈’이 귀국하는 20일이 됐다. 

엉망이 된 집을 청소대행사에 맡기고 엄마와 엄마 남친을 픽업하기 위해 공항으로 달려간 준. 이번 기회에 소셜 미디어에서 본 개그도 엄마에게 써먹을 생각이었다. 이걸 보면 자지러지게 웃어주시겠지.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엄마는 나타나지 않는다. 

준은 엄마가 실종된 현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엄마가 묵었던 콜롬비아 숙소에 전화해 봤지만, 흔적은 어디에도 없다. ‘케빈’의 행방도 묘연하다. ‘헤더’와 콜롬비아 영사관의 FBI 법무관 ‘일라이자 박’(다니엘 헤니)이 함께 이 실종 사건을 추적해보지만 사건 해결 단서를 찾기란 쉽지 않다. 

▲서치. ⓒ소니 픽쳐스 코리아
▲서치. ⓒ소니 픽쳐스 코리아

준의 필사적인 엄마찾기는 현지 프리랜서 ‘하비’를 고용하면서 전환점을 맞이한다. 과연 준의 엄마는 어디갔을까? 범인은 누구일까? 조각조각 흩어진 단서들을 하나씩 추리하며 CCTV와 카메라를 통해 사건을 지켜보는 관객들은 예상하지 못한 결말을 목도하게 된다.

‘서치’에 이어 ‘서치 2’가 극장 스크린으로 인터랙티브 콘텐츠와 유사한 뛰어난 몰입감을 선사하는 이유는 밀착된 관찰자 시점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이 독특한 시점 연출은 상당히 효과적으로 주인공의 절박한 심리까지 공유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이 영화는 눈앞에 쏟아지는 텍스트 정보량이 엄청나다. 실마리가 되기도 하고 웃음 포인트가 되기도 하며 종종 서스펜스를 강화하기도 한다. 한글 자막만으로도 관객은 내용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며, 이 혁신적인 연출을 즐기는 것에는 부족함이 없다. (그래도 모든 텍스트 정보를 즐기려면 CG로 처리된 완전 한글판 버전이 제공되는 것이 가장 최선일 것이다.)

미국 십대라면 누구나 공감할 라이프 스타일이 치밀하게 반영된 이 작품에는 페이스 타임, 시리같은 애플제품 사용자의 일상적인 생활문화가 서사 상당 부분에서 활용된다. 벤모, 우버, 와츠앱, 구글맵처럼 우리나라에서 사용하지 않거나 활성화 되지 않는 미국 현지 서비스는 카카오톡, 카카오페이, 네이버 페이, 네이버 지도, 토스 등을 주로 쓰는 우리나라 관객에게는 직관적으로 다가오지 않고 한 단계를 거쳐야 이해하게 되는 지점이 있다.

▲서치. ⓒ소니 픽쳐스 코리아
▲서치. ⓒ소니 픽쳐스 코리아

‘서치 2’는 미국 현지인들의 일상 속에 이미 깊숙하게 파고 들어 일부가 되어버린 각종 스마트 기기, 앱, 인터넷 서비스의 위력을 실감케 한다. 과연 이런 IT 서비스들이 어디까지 가능해질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계속 드는 이유는 영화가 정말 영리하게 설계된 시나리오를 관객들에게 펼쳐보이기 때문이다. 

영화가 겹겹이 장치해둔 비밀스런 인물 관계와 반전 요소들은 추리극 장르를 한 번 더 진화시켜 놨다. 마지막까지 빈틈없는 영화의 서사 속에서 가족애의 강조 또한 놓치지 않는다.

이 영화를 보면서 완벽한 몰입감을 느낀다면 아이폰, 맥북 또는 그 어떤 IT서비스가 됐든 이미 자신의 삶 일부가 됐음을 뜻하는 것일 수도 있다. 트랜디한 두뇌 게임 장르 영화를 보고 싶다면 ‘서치 2’는 최고의 선택이다.

▲서치. ⓒ소니 픽쳐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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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서치 2
 ◆ 원제: MISSING
 ◆ 감독: 니콜라스 D 존슨, 윌 메릭
 ◆ 각본: 아니쉬 차간티
 ◆ 출연: 스톰 리드, 켄 렁 with 다니엘 헤니 and 니아 롱 외
 ◆ 수입/배급: 소니 픽쳐스 코리아
 ◆ 국내개봉: 2023년 2월 22일
 ◆ 관람등급: 12세이상관람가
 ◆ 러닝타임: 110분
 ◆ 평점: 7.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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