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잠! 신들의 분노’ 리뷰, 미완성의 10대 슈퍼히어로 [심우진의 S.R.]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전편 ‘샤잠!’(2019)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마법사(디몬 하운수)에게 샤잠의 후계자로 선택받고 빌런 닥터 시바나(마크 스트롱)와의 싸움에 나섰던 빌리(애셔 앤젤). 그가 이번에는 ‘샤잠! 신들의 분노’를 통해 신의 능력을 되찾으려는 신들에 대항해 인류의 운명을 건 위험한 대결을 펼친다.

(이 리뷰에는 영화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전편의 싸움 과정에서 챔피언 샤잠(제커리 리바이)은 위탁가정 형제자매들에게 자신이 가진 신의 힘을 나눠준다. 슈퍼히어로가 된 그들은 비록 ‘필라델피아의 문제아’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지만, 함께 각자의 방법으로 위기에 놓인 시민들을 구해낸다. 하지만 이들의 활약에 대해 대중들의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그러던 그들 앞에 그리스 여신 헤스페라(헬렌 미렌)와 칼립소(루시 리우)가 나타난다. 이 분노의 여신들은 마법사가 챔피언에게 전달한 신의 힘을 다시 빼앗고 생명의 나무 ‘씨앗’을 찾아내기 위해 인간계로 온 것. 

헤라페스는 '원소의 힘'을 그리고 칼립소는 '혼돈의 힘'을 사용해 신의 세계를 황폐하게 만든 인간을 향해 복수를 펼친다. 사실 이 여신들이 인간계에서 날뛸 수 있게 된 것은 빌리의 실수로 방벽이 깨졌기 때문.  

빌리의 형 프레디(아담 브로디)는 새로 알게 된 전학생 앤시아(레이첼 지글러)에게 호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앤시아는 특별한 힘을 가진 인물로 목적과 정체를 숨기고 프레디에게 일부러 접근한 것이었다. 그런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던 프레디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한편, 여신들은 신화 속 전설의 괴물들까지 소환해내며 더욱 세상을 혼돈에 빠지게 만든다. 이에 문제아 슈퍼히어로들은 분노한 여신들과 싸워 인간계의 멸망을 막기 위해 사투를 벌이기 시작하는데…

솔로몬의 지혜, 헤라클레스의 힘, 아틀라스의 체력, 제우스의 권능, 아킬레스의 용기, 머큐리의 스피드를 가진 샤잠.

모든 능력을 완벽하게 갖춘 슈퍼히어로일 것 같지만 실상은 내면의 미성숙함이 그 능력치를 깎아 먹는 모양새다. 이번 2편에서도 이 설정은 유지되지만 철없는 10대에서 차츰 어른으로 성장해나가는 모습도 포함하고 있다.

영화는 인간계의 운명을 좌우하는 샤잠과 여신들의 대결을 핵심으로 삼고 프레디와 앤시아의 로맨스에도 비중을 둬 투 트랙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초반에는 아틀라스의 딸인 여신들이 각자가 가진 막강한 힘으로 샤잠을 압도한다. 여기에는 적절하게 액션 신이 잘 안배되어 있어 블록버스터 영화를 보는 시청각적 즐거움이 있다. 

이 대결 구도는 정의의 크루와 악의 군단이 맞서는 전통적인 파워레인저식 액션 클리셰를 보여준다.

'샤잠!' 시리즈는 다크한 분위기의 다른 DC 작품과는 달리 코믹하고 가벼운 톤의 슈퍼히어로물이다. 깊고 여운이 남는 서사는 아니지만, 1편과 마찬가지로 액션 중심으로만 본다면 팝콘 무비로는 만족할만한 부분이 많다.

제임스 건의 DCU 리부트 발표로 ‘샤잠!’ 시리즈의 단독 후속작 제작 여부는 알 수 없게 됐지만, 다른 작품들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두 개의 쿠키 영상 중 적어도 하나는 그것을 암시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다음 작품에 등장하는 샤잠에게 바람이 있다면 이번에는 ‘솔로몬의 지혜’가 부각됐으면 한다. 두뇌게임을 하는 지능형 히어로 샤잠도 매력적일 것 같기 때문이다. 남녀노소 모두가 반길 보편적인 코미디와 엔터테인먼트는 결국 지혜에서 나온다.

◆ 제목: 샤잠! 신들의 분노 (원제: Shazam! Fury of the Gods)

◆ 감독: 데이비드 F. 샌드버그 

◆ 출연: 제커리 리바이, 애셔 앤젤, 아담 브로디, 헬렌 미렌, 루시 리우, 레이첼 지글러, 디몬 하운수 외

◆ 수입/배급: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 관람등급: 12세이상관람가

◆ 러닝타임: 130분

◆ 북미개봉: 2023년 3월 17일

◆ 국내개봉: 2023년 3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