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끝의 온실. ⓒ자어언트북스
▲지구 끝의 온실. ⓒ자어언트북스

■ ‘지구 끝의 온실’

■ 김초엽 지음 | SF 소설 | 자이언트북스 펴냄 | 357쪽 | 14,000원

[SR(에스알)타임스 심우진 기자] 문단에서 주목받고 있는 소설가 김초엽의 첫 장편소설 ‘지구 끝의 온실’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더스트’로 인해 한 차례의 대멸종이 일어난 먼 미래의 세계를 배경으로 한다.

더스트란 작품 내에서 유기체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먼지를 일컫는 말로, 이러한 더스트에 노출된 유기체는 동물, 식물, 인간 할 것 없이 모두 죽음에 이른다. 인간들은 도시 위에 커다란 돔을 씌운 ‘돔 시티’를 만들어 더스트를 막으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방책일 뿐이며, 돔 안으로 들어오지 못한 도시 바깥의 사람들을 끊임없이 살육해야 한다는 잔혹한 전제가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다만 작가는 그렇듯 끔찍한 디스토피아에서 한 걸음 떨어져, 더스트가 종식되고 문명이 재건된 이후의 시점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리고 잔잔한 현재에서부터 참혹했던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대멸종이 일어났던 시대의 또 다른 진실을 하나둘 밝혀간다.

첫 단편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 100만 부 이상 판매된 것을 비롯해 2020년대에 가장 주목받을 작가로 손꼽히는 김초엽이 문단에 처음 등장한 것은 2017년 ‘관내분실’과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으로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부문의 대상과 가작을 동시에 수상하면서부터다.

2019년 오늘의 작가상, 2020년 젊은 작가상을 받는 김초엽 특유의 장점으로 손꼽히던 인간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과 자유로운 상상력이 이번 장편소설에서도 여전히 빛을 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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