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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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분기 판매 9년 만에 100만대 밑돌아

- 기아차 1분기 순이익 59.0% 감소

- 문제는 2분기…긴축재정 및 영업전략 다변화

- 현대차 11조원·기아차 10조원 유동성 확보 방침

[SR(에스알)타임스 김경종 기자] 올 1분기 자동차업계의 실적이 속속 발표되면서 코로나19(우한 바이러스)의 영향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현대차는 9년여만에 분기 판매대수가 100만대 이하로 떨어졌고, 기아차는 당기순이익이 반토막 났다. 

글로벌 생산기지들이 가동 중단되고 외국 자동차 시장 위축이 지속되면서, 1분기보다는 2분기 실적 악화가 더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유동성 확보 및 영업전략 다변화로 리스크를 줄여간다는 방침이다.

2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25조3,194억 원, 영업이익 8,638억 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5.6%, 영업이익은 5.6% 각각 증가했다.

지표상으로만 보면 실적이 나아진 것처럼 보이지만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그렇지 않다. 매출액이 늘어난 것은 무엇보다 원화약세에 따른 원·달러환율 상승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 원·달러환율 은 지난해 1분기 평균 1,125원에서 올해 1분기 1,194원으로 올랐다.

영업이익에서는 미국 합작법인 '앱티브' 관련 지적재산권 판매에 따른 일회성 이익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앱티브에 사용권을 부여한 자율주행 관련 지적재산권 가치는 1,056억 원으로, 이를 제외하면 현대차의 1분기 영업이익은 7,582억 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8.1% 감소한 수치다.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11.6% 감소한 90만3,371대를 기록했다. 분기 판매대수가 100만대 밑으로 내려앉은 것은 지난 2011년 이후 9년여만이다. 국내시장에서는 13.5% 감소한 15만9,061대, 해외 시장에서는 중국, 인도, 유럽 등의 수요 감소로 11.1% 줄어든 74만4,310대를 팔았다.

이에 따라 현대차 1분기 당기순이익도 5,527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42.1% 크게 감소했다.

기아자동차 사정도 녹록지 않다. 기아차는 올해 1분기 매출액이 14조5,669억 원, 영업이익은 4,445억 원이라고 발표했다. 

매출액 역시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전년 대비 17.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5.2%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도 지난해보다 1.7%p 감소한 3.1%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지난해보다 무려 59.0% 감소한 2,660억 원으로 집계됐다.

자동차 판매량은 국내에서는 1.1% 증가한 11만6,739대를 팔았지만, 해외 판매는 2.6% 감소한 53만1,946대를 판매했다.

업계에서는 그나마 1분기는 선방했다고는 하지만 문제는 코로나19에 따른 본격적인 영향이 시작되는 2분기 이후부터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보다 22.1% 줄어든 7,030만 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내수보다는 수출 비중이 절대적인 현대·기아차로는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

특히나 유가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등 국제 유가 불안정성도 높아지면서 중동 산유국 등 신흥국 자동차 시장 회복도 불투명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기아차는 당초 계획했던 7조9,000억 원에 회사채 발행 등 3조 원을 추가한 10조 원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현대차의 경우 1분기 말 기준으로 자동차 부문에서만 11조 원의 유동성을 확보해 둔 상태다. 

긴축 재정도 이어지고 있다. 이미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포함한 임원 1,200여명의 급여 20%를 반납하기로 했다.

영업전략에서의 다변화도 요구되고 있다. 현대차는 향후 수요 감소에 따른 수익성 하락을 최소화하기 위해 내수시장에서 신차 판매 확대와 제품 믹스 개선을 추진하고, 효율적 재고 관리와 인센티브 운영, 신차 및 SUV 위주의 공급 확대를 통해 해외시장에서의 실적 악화를 만회할 계획이다.

기아차 역시 전사적인 비용 절감과 함께 고수익 RV 차종 판매, 온라인 판촉 활동 강화, 현지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 확대 등으로 판매 회복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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