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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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2월 요구불예금 ‘614.2조’

정기적금, ‘13.2조’ 이탈…“청년적금 만기”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투자대기성 자금인 요구불예금이 5대 은행에서 한 달 새 23조원 이상 급증했다. 정기예금 역시 23조원대 증가를 나타냈다. 반면 지난 2월 기준 정기적금 잔액은 13조원이나 감소했다. 정부의 정책금융상품인 청년희망적금 만기가 일시에 도래하면서 해지가 대거 이뤄졌고, 이 자금이 정기예금과 투자 대기 성격이 있는 요구불예금으로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하면서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요구불예금 잔액은 614조2,656원으로 전월보다 23조5,536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정기예금 잔액은 23조6,316억원 늘었다. 정기적금 잔액은 청년희망적금 만기가 도래의 영향으로 지난 1월 말 46조4,876억원에서 2월 말 33조2,204억원으로 13조2,672억원 내려앉았다.

정기적금 잔액의 경우 고금리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던 청년희망적금의 만기가 일시에 몰리면서 13조원이 넘는 돈이 이탈한 것이다. 청년희망적금은 청년층의 자산 형성을 돕기 위해 출시된 고금리 적금 상품으로, 은행들은 5~6%대 금리를 제공하는데 지원금과 이자소득 비과세 혜택까지 포함할 경우 실질 금리는 10%대 달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수시입출금식예금이라고도 불리는 요구불예금은 금리 수준이 3~4%대인 일반 예금과 비교해 0.1~0.2% 수준으로 낮다. 또 언제나 입출금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된다.

요구불예금과 정기예금이 동반 증가한 것은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하반기 금리인하 가능성 때문에 예금 특판이나 3%대 예금 상품에 가입하는 경우가 늘었고, 은행 외의 투자처를 찾을 때까지 ‘파킹’을 해놓는 수요도 같이 급증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은행권은 청년희망적금 만기일이 도래하면서 빠져나간 적금 목돈을 다시 끌어오기 위해 여러 특판 예금 상품을 내놨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2일까지 4조원 한도로 특판 상품 ‘공동구매 정기예금’을 판매한 바 있다. 청년희망적금 만기자에게 최고금리 연 4.0%를 제공했다. 신한은행도 청년희망적금 만기자와 만 18~39세 이하 청년 중 신한은행 정기예금에 처음 가입할 경우 12개월 만기 기준 최대 연 3.85% 금리를 제공한다.

개인투자자들 사이에 가상자산 투기 광풍이 몰아친 것은 요구불예금 증가를 견인했다. 비트코인이 최초로 1억원을 넘어서면서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하루 거래대금은 지난 15일 낮 12시 기준 15조9,85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날 코스피 거래액(12조9,180억원)보다 많은 수준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요구불예금이 단기간에 급증한 것은 기존 보유 자산을 처분한 현금이 일시에 들어온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결국 수익성을 고려해 대기 중인 투자금인데, 주식·부동산 뿐만 아니라 조금 더 위험성 큰 가상자산으로의 자금 이동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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