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KB국민은행의 이미지에 골프접대 수수(收受)가 더해졌다. 국민은행은 담당 직원의 단순 친목 도모라고 했다.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부서에서 일은 하고 있지만 증권사들(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메리츠증권 등)의 임직원과 친분을 유지하기 위해 친 골프일 뿐인데, 과하게 해석하는 것이라고 국민은행은 강조했다.

해당 직원은 2021년 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다수의 증권사로부터 15회 이상 골프 접대 등을 받았던 것으로 적발됐다. 국민은행은 해당직원을 청렴유지 위반으로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내렸다.

개인적인 친분으로 골프도 칠 수 없는 것일까. 그렇다. 도둑이 제 발 저린 것이다. 차라리 공식 사과라도 하는 편이 나았다. 금융감독원도 지난달 말부터 국민은행과 증권사들 간의 골프접대로 불거진 유착관계(癒着關係)를 들여다보고 있다. 폭풍전야(暴風前夜)다.

홍콩H지수 ELS는 ‘파생상품이 내재되고 최대 손실이 원금의 20%를 초과’하는 고위험 금융투자 상품이다. 올해 상반기 10조2,000억원 가량 만기가 돌아온다. 국민은행만 놓고 보면 작년 11월 말 기준 8조1,200억원어치의 해당 상품을 팔았다.

국민은행은 도대체 어떤 은행으로 기억되고 싶은 것일까.

이재근 국민은행장은 연초 신년사에서 “물고기가 물을 떠나 살 수 없듯이 금융은 고객의 신뢰를 떠나 살아갈 수 없다”고 전제한 뒤 “자산을 지키고 늘림으로써 신뢰를 높여나가는 것이 은행 경영의 최우선 과제가 됐다”고 강조했다.

무색하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다. 최고경영자(CEO)가 나서서 연일 고객 신뢰를 외친다고 한들 ‘틈새가 균열을 일으키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매번 반복되는 금융상품 불완전판매 의혹과 논란. 그 속에서 금감원의 눈치를 보면서 내놓는 배상안과 그리고 내부통제 관련 방안, 취약계층을 위한 금융지원책에 대한 현실성을 고민할 때다. 결국 미봉책(彌縫策)이다.

국민은행은 골프접대나 받는 직원이 있는 곳이라는 꼬리표가 따라 붙을 수밖에 없다. ‘이미지’는 만들어진다. 긍정의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것은 사실 간단하다. 은행장부터 신입 행원까지 아침 일찍 지점을 찾는 고객에게 밝게 인사를 건네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초심(初心)을 기억해 보라는 것이다. 처음 행원으로 들어와 배치 받았던 부서에서 가졌던 그 마음이면, 고객의 마음은 다시 돌아온다.

거대담론(巨大談論) 따위가 필요 없어지는 것이다. 예측 불가능한 위기 상황이라고 치부하고 골프접대를 받은 직원에게 징계 처분을 내렸다고 자위(自慰)할 일이 아니다. 이 순간에도 국민은행의 이미지는 만들어지고 있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