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남자 상민역 노재원, 폭풍 성장하는 배우”

“이탕 캐나다 워홀 설정은 최우식 배우 캐스팅 이전에 정해진 것”

“꼬마비 작가, 각색 작업 진행 과정 이해해줘”

▲'살인자ㅇ난감' 이창희 감독. ⓒ넷플릭스
▲'살인자ㅇ난감' 이창희 감독. ⓒ넷플릭스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편에서 이어지는 이창희 감독 인터뷰입니다.)

Q. 개성이 뚜렷한 배우들이 함께 등장하면 조화롭지 못할 수도 있는데 고민 지점이 있었다면.

톤앤매너가 무너질까봐 걱정이 많았어요. 하지만 이 작품은 형식파괴를 하기 때문에 이래도 되지 않을까 하는 게 있죠. 이탕과 장난감은 땅에 붙어있는 현실 캐릭터라면 노빈과 송촌은 현실에 없을 것 같은데 있을지도 모를 것 같은 아이러니와 구조학이 앙상블을 이뤄내는 것도 재미있었어요. 하지만 이게 잘못하면 이상한 작품이 되는 거니까 고민은 많이 했습니다.

Q. 연출 작품들이 어두운 편이다. 밝고 경쾌한 작품을 할 생각은 없나.

저도 밝은 작품을 하고 싶죠. 그런데 멜로를 쓰다보면 또 누가 죽어있어요. (웃음) 그런쪽으로 생각이 기울더군요, 취향이 그런가봐요. 그래도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 하고 싶습니다. 여담인데 색보정한 걸 관계자분이 보시고 너무 어두운거 아니냐고 하시더군요. 저에게는 그게 기본값이었거든요. 그래서 밝게 한 게 지금의 작품입니다. ‘리틀 포레스트’를 보면서 너무 좋다고 생각했어요. 꼭 언젠가는 밝은 걸 하겠습니다.

Q. 처음 연출을 배울 때 앨프리드 히치콕 스타일이라든지 영향을 받는 부분이 있다면.

일단 히치콕을 너무 좋아합니다. 학교 졸업 작품으로 멜로를 찍었거든요. 근친상간 내용인데 평이 안 좋았어요. (웃음) 그 전에는 상 받으려고 예민한 소재 영화를 했던 것 같아요. 졸업하고 나서는 그냥 내가 잘 할 수 있는 걸 해야겠다했는데 그게 좀 잘 됐습니다. 상도 받고 하니까 이후부터 비슷한 작품 제안이 들어오더군요. 앞서 원작이 있는 작품들을 했었는데 지금은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살인자ㅇ난감' ⓒ넷플릭스
▲'살인자ㅇ난감' ⓒ넷플릭스

Q. 이탕은 캐나다 워킹홀리데이를 꿈꾼다. 그리고 최우식 배우도 캐나다 출신이다. 이 부분을 감안하고 시나리오 작업이 이루어진 것인지 궁금하다.

그건 원래 김다민 작가 아이디어였고 그런 접근은 아니었습니다. 최우식 배우가 캐스팅되기 전에 쓰여진 내용입니다. 캐나다가 좋은 나라, 이민 많이 가는 나라라는 그런 의도로 로키 산맥에 중점을 뒀어요. 최우식 배우와는 관련이 없었습니다.

Q. 원작을 보시면서 꼬마비 작가님에게 물어보고 싶었던 점이 있었다면.

정말 많았죠. 그런데 원작을 정말 많이 읽다보니까 질문들이 좀 사라졌어요. 원작자분과는 작품이 끝나고 이야기를 많이 나눴습니다. 각색 과정에서 너무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 오히려 안 좋을 것 같았어요. 작가님도 이해해주셨죠.

Q. 모순이 중요한 키워드가 되는 작품이다. 이탕은 어떤 모순을 가지고 가는 캐릭터인가.

이탕 경우는 계속 이게 우연인지 능력인지 끝까지 질문하는 케이스입니다. 그 자체가 모순이죠. 많은 시청자분들이 이게 초능력이라고 생각하시잖아요. 연출하는 제 입장에서는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우연이 일어날 확률이 0%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전 그렇게 접근했습니다. 

▲'살인자ㅇ난감' ⓒ넷플릭스
▲'살인자ㅇ난감' ⓒ넷플릭스

Q. 노재원 배우가 자극적이고 민감한 소재 에피소드에서 악역을 맡았다. 나쁜 남자 상민의 이중성을 소름 돋게 그렸다.

민감한 내용이죠. 그렇지만 노재원 배우가 도덕성으로 빠져나온 순간 실패할 것 같았어요. 그냥 나쁜놈에 몰입을 해야죠. 민감한 소재에 대해서는 “제가 책임질테니까 그냥 역할에 몰입하세요”, “나쁜 생각만 하세요”라고 디렉션을 줬습니다. 

아직은 이름이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워낙 몰입을 잘하고 업계에서는 이미 소문이 많이 난 유명한 배우예요. 재미있는 비하인드가 있는데 이희준 배우가 촬영 들어가기 1년 전에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노재원 배우에게 (배우 프로젝트 - 60초 독백 페스티벌)시상을 하면서 우리 곧 현장에서 만나자고 했대요. 근데 바로 그 다음 해에 만난거죠. 폭풍 성장하는 배우입니다. 말할 것 없이 연기를 너무 잘하는 친구라서 의존을 많이 했습니다. 현장에서 의견도 많이 내고 그래요. 

Q. 스타일리시한 연출을 하시는 감독분들이 대개 완벽주의자다. 감독님도 완벽주의자이신지.

완벽하고 싶은 사람입니다. (웃음) 완벽주의랑은 거리가 좀 먼 것 같아요. 저는 많이 열어두고 작업을 하는 편이죠. 툭히 연기 같은 부분은 동선같은 것도 정해놓지 않고 현장에서 답을 많이 찾는 편입니다.

▲'살인자ㅇ난감' ⓒ넷플릭스
▲'살인자ㅇ난감' ⓒ넷플릭스

우연히 살인을 시작하게 된 평범한 남자와 그를 지독하게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 ‘살인자ㅇ난감’​은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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