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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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경쟁당국 늦어도 내달께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최종 승인’ 방침

[SRT(에스알 타임스) 최나리 기자] 대한항공이 3년 넘게 공들여 온 아시아나와의 합병에 청신호가 켜졌다.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승인할 방침이라는 외신 보도가 지난 12일(현지시간) 나오면서다. 승인 관련 공식 발표는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내달께는 나올 전망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15일 종가 기준 대한항공은 0.44% 오른 2만2,950원, 아시아나는 6%대 급등한 1만2,090원을 기록했다.

앞서 2020년 11월 산업은행의 두 항공사 통합 추진 발표로 본격화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 준비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지난해 초 대한항공이 기업결합을 신고한 14개국 중에서 유럽연합, 미국, 일본 외 11개국이 승인하면서 순풍을 타는 듯 보였지만, 같은 해 5월 유럽연합이 “유럽 노선에서 승객·화물 운송 경쟁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담은 심사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대한항공은 난관에 봉착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심사를 뚫기 위해 아시아나 매출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화물사업 부분 매각이란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이후 작년 11월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서 화물사업 분리 매각안이 가결된 후 지난달 초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에 화물사업 매각을 골자로 한 시정조치안을 제출했다.

일각에서는 이 시정조치안이 유럽연합 집행위의 마음을 돌리는데 주효했던 것으로 파악했다. 더욱이 외신도 이번 기업결합 최종 승인 방침은 대한항공이 제출한 아시아나의 화물사업 매각, 유럽 4개 도시 노선의 공항 이착륙 횟수(슬롯) 반납 등 시정조치안을 제출한 데 따른 것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대한항공의 남은 과제는 시정조치안에 포함된 아시아나 화물사업 매각과 유럽 4개 도시 노선 운수권 승계를 비롯해 아직 뚜렷한 결정을 내리지 않은 미국과 일본 심사의 향배다.

우선 업계는 아시아나 화물사업이 지난해 1~3분기에만 매출 1조1,345억원에 이르는 굵직한 규모이기에 매각가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현재 아시아나 화물사업 인수전에는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 에어인천, 제주항공 등 4개사가 인수 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유럽 4개 도시 노선 슬롯 승계는 티웨이항공이 유력하다. 유럽연합 경쟁당국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스페인 바르셀로나·이탈리아 로마·프랑스 파리 노선에서 아시아나항공을 대체할 항공사를 요구했고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티웨이항공을 낙점된 바 있다.

이에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 최종 승인을 대비해 이달 프랑스 파리에서 공항 직원을 채용하는 등 확장된 유럽 취항 계획을 위한 사전 조치에 만반을 기하고 있다. 

아울러 남아 있는 미국과 일본의 심사에 대해 그동안 두 나라는 유럽연합과 의견의 궤를 같이해 온 만큼 무난히 넘어갈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합병 최종 승인 전망 보도 이후) EC로부터 공식 접수한 사안은 아직 없지만 합병 최종 승인 절차 완료 시까지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며 “세부 내용은 EC 비밀유지 의무조항 및 진행 중인 기업결합심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공개 불가함을 양해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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