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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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RP 매도 4.6조…올해 들어 하락세

삼성·한화·교보생명 등…통상 생보사 중심 RP매도 급증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지난달 국내 보험사들의 환매조건부채권(RP) 매도 잔액이 2조원 이상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RP는 금융사가 일정 기간 후에 금리를 더해 다시 사는 것을 조건으로 파는 채권으로 대표적인 단기자금 조달 방식이다. 금융사가 보유한 국채나 회사채 등을 담보로 발행하며 거래기간도 1일부터 3개월 정도로 짧다.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보험사들의 조달 대안으로 활용했다.

RP 매도 잔액이 줄었다는 것은 보험사들이 유동성 경색 국면에서 빠져나왔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간 생명보험사 위주로 저축성보험 만기와 퇴직연금 해약 등으로 당장 고객에게 내줘야 할 돈이 많아지면서 RP 매도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25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공시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보험사들의 RP 매도 잔액은 4조6,659억원으로 집계됐다.

보험사의 RP 매도 잔액은 지난 ▲1월 7조2,171억원 ▲2월 5조6,094억원 ▲3월 4조6,659억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통상적으로 보험사의 운용자산은 국공채나 특수채 등 시장에서 즉시 거래가 가능한 고유동성 자산이 많다. 채권 매각을 통해 유동성 확보를 하는데, 지난해 촉발된 레고랜드 사태와 등으로 국내 채권시장 불안이 지속됐던 점에서 채권매도를 자제 움직임이 일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보험사들은 보유 채권을 담보로 한 RP매도를 이례적으로 활용해왔다.

RP 매도는 생명보험사들이 주도했다. 저축성 보험 만기로 지급보험금이 늘었고, 퇴직연금의 해약도 증가해 가용 자금이 급히 필요했던 까닭이다. 특히 올해부터 도입된 보험회계기준(IFRS17)에 맞춰 자본 확충이 필요한 보험사들이 RP매도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낮은 금리로 자금조달이 가능해 RP 매도세가 진정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채권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통화안정증권(통안증권) 91일물을 비롯해 3년 만기와 10년 만기 국고채 등 지표로 활용되는 장단기 금리가 모두 연 3.5%인 기준금리보다 낮은 상태가 한 달 이상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기준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3.7bp(1bp=0.01%포인트) 내린 연 3.230%에 장을 마쳤다. 10년물 금리는 연 3.306%로 3.7bp 하락했다. 5년물과 2년물은 각각 2.3bp 하락, 2.3bp 하락으로 연 3.252%, 연 3.300%에 마감했다. 20년물은 연 3.316%로 0.6bp 올랐다. 30년물과 50년물은 각각 0.9bp 상승, 0.9bp 상승으로 연 3.308%, 연 3.294%를 기록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띄면서 보험사 입장에선 자금확보가 수월해진 상황”이라며 “다만 장기적으로 볼 때 금융시장 불안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보험사 스스로) 선제적인 자본 확충 노력은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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