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T(에스알 타임스) 이승규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5G 주파수를 회수하는 '유례없는' 결정을 내렸다. 과기정통부는 새 사업자에게 회수한 주파수를 할당하겠다며 제4이동통신사 정책을 진행하고 있지만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18일 1만5,000개의 5G 28㎓ 기지국 장치를 설치하지 않은 통신 3사에 징계를 내렸다. KT와 LG유플러스는 대역 주파수 할당이 취소 됐으며 SK텔레콤은 주파수 이용기간 단축 처분을 받았지만 내년 5월까지 기지국 설치 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회수당하게 된다. 또 신규 사업자 진입을 촉진하겠다고 밝히며 2016년 실패했던 제4이동통신사 도입 의지를 밝혔다. 이어 24일 28㎓ 신규사업자 지원 태스크포스 첫 회의를 열었다.

이는 과기정통부가 독점 시장인 통신3사를 견제하는 동시에 군기를 잡으려는 것 아니냐 게 업계 일각의 분석이다. 

하지만 업계는 비현실적인 정책이라는 반응을 내비췄다. 현 상황에서 28㎓를 사용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진행할 기업이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든다는 게 그 이유다.

통신3사는 3.5㎓를 통신 산업에서 이용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한 인프라 구축은 대부분 완료됐다. 28㎓는 기업간거래(B2B)에 쓰일 예정이었는데 해당 주파가 활성화되고 있는 미국·일본과는 다르게 단말기조차 나오지 않았다. 즉, 28㎓는 매출에 기여할 수 있는 3.5㎓와 달리 수익성이 없어 통신3사가 과감한 투자를 하기에는 애매했다.

업계 관계자는 "28㎓를 B2B에 사용한다고 생각했을 때도 스포츠 등이 우리나라보다 활성화돼 있어 사람이 많이 모이는 미국과 일본이 더 유리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새로운 사업자를 찾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28㎓ 할당을 받을 사업자 중 유력 사업자 유력 후보로 점쳐지는 것은 이음5G 사업자들이다. 이음5G는 이통사 이외의 사업자가 특정 구역 단위로 주파수를 받아 5G 융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특화망인데 앞서, 국내 기업들은 4.7㎓와 28㎓ 대역 주파수가 활용되는 특화망을 할당·지정 받은 바 있다. 네이버가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지만 네이버 측은 "치열한 통신 사업에 뛰어들 이유가 없다"며 관심 없다는 입장이다. 네이버조차 비용을 부담스러워 하는 마당에 어떤 사업자가 시도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더군다나 거시경제 불확실성 확대로 기업들이 과감한 투자를 진행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정부에서는 신규 사업자 진입 추진을 밝혔으나, 국내에서 28㎓ 대역 단말기 미출시될 정도로 해당 주파수 대역의 활용성은 거의 전무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신규 사업자 관심으로 이어질지 의문"이라며 매크로 환경 불확실성 가중되며 통신 3사의 투자 축소 움직임까지 가시화되고 있고 이로 인해 28㎓ 대역에 대한 실질적인 투자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번에 통신 3사가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만큼 징계를 내리는 것은 옳다. 다만 후속대책은 아쉬운 대목이다. 만약, 이번 결정에서 진전이 생기지 않는다면 28㎓는 다시 통신 3사에 돌아갈 것이다. 그 후에 통신 3사가 투자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보다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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