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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탄소중립 '밀어붙이는' 정부…'우왕좌왕하는' 기업
  • 최형호 기자
  • 승인 2021.11.24 17:3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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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T(에스알 타임스) 최형호 기자] "기존 사업들은 뒤로 하고 수소 등 친환경 사업으로 전환하라고 하니 우왕좌왕 할 수밖에 없죠."

정부가 추진하는 '2050 넷제로'에 대한 한 공기업 관계자의 말이다. 이 기업은 정부 정책과 궤를 같이하는 수소사업 비중을 늘리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앞서 정부는 2030년 온실가스 감축 35%, 2050년엔 탄소배출이 없는 넷제로를 목표로 탄소 중립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는 탈석탄 정책을 최종 확정했고 국내 원전 가동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반면 기업들은 급발진에 가까운 정부의 저탄소 정책 기조에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다. 국내 산업구조를 보면 자동차, 정유, 선박, 화학 등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이 절대적인데, 갑자기 친환경이라는 프레임으로 사업기조를 바꾸려다보니 혼선이 생기는 것이다. 

유럽 기후행동네트워크(CAN)가 발표한 '2021 기후변화대응지수'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기준 제조업 비중은 ▲한국 28.4% ▲유럽연합 16.4% ▲미국 11.0%였다. 한국의 저탄소 관련 기술은 주요국 중 최하위권으로 평가받았다.

특히 철강·석유화학·정유·시멘트 등 4개 탄소 다배출 업종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한국이 8.4%로 경쟁국인 독일(4.6%), 일본(5.8%), 유럽연합(5.0%)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수치상으로만 보면 국내 기업들의 넷제로 달성을 위한 현주소는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 

이런 와중에 정부 친환경 정책도 아직 다듬어지지 않아, 기업이 친환경 사업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뒷받침해줄 지는 아직까진 미지수다. 

정부가 지난달 내놓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보면 화력발전 전면 중단 등 배출 자체를 최대한 줄이는 A안,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이 잔존하는 대신 탄소포집·이용·저장기술(CCUS) 등 온실가스 제거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B안을 확정했다. A·B안 모두 2050년 온실가스 순배출량은 '0'이다.

이를 두고 환경단체는 "국내 산업구조 상 화석연료와 연계성은 불가피해 탄소배출이 0이 될 확률은 거의 없다"며 "CCUS의 기술력 또한 아직 초기 단계여서 현재 10~15%이 온실가스 제거율을 보이기에 사실상 탄소제로는 실현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정부 탄소 중립 시나리오는 무늬만 녹색일 뿐, 실효성 면에선 낙제점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대다수 기업들은 이번 탄소중립 정책이 부담으로 다가온다는 반응이다. 탄소배출 저감 목표 달성을 위한 친환경 사업 비용은 물론 이에 대한 책임까지 기업들이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자칫하다간 국내 환경기준을 못 따라와 해외로 눈을 돌려 공장을 지을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 올 수 있다고 경고하는 기업도 나오는 실정이다.

탄소 저감은 새로운 신기술을 적용해야 목표달성이 가능하다. 하지만 아직  철강, 시멘트, 정유, 석유화학 업계는 이런 신기술을 적용할만한 능력을 확보하지 못했다. 대신 다른 기업과의 협력을 늘려 친환경 사업 시너지를 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친환경 사업 전환에 따른 성공 여부는 불투명한 만큼 안전한 수익구조로 이어질 지 장담할 수 없다.  이런 이유로 정부는 국내 기업 수준에 맞는 탄소저감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어 보인다. 국내 기업들이 탄소저감 기술 수준은 걸음마 단계인데, 그 이상을 요구하면 그만큼 탈이 나기 마련이다. 

최형호 기자  chh058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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