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2부. ⓒCJ ENM
▲'외계+인' 2부. ⓒCJ ENM

우정·사랑·가족애, 한 곳에 모여 빛나다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오는 10일 개봉하는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 2부는 치열한 신검 쟁탈전 속 숨겨진 비밀이 밝혀지는 가운데 현재로 돌아가 모두를 구하려는 인간과 도사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 리뷰에는 영화의 일부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외계+인’은 1부와 2부로 서사가 나뉜 SF 판타지 영화다. 2부를 보기에 앞서 2022년 개봉한 1부의 예습 혹은 복습은 필수다.

그 때문에 사전 준비가 안 된 관객을 위해 시작과 함께 약 5분 정도의 요약 영상을 제공한다. 또한 서사가 진행되는 사이사이에도 플래시백 장면을 삽입해 관객의 이해를 돕는 것에 최선을 다한다. 그만큼 이번 작품은 전반적으로 편집에 공을 들인 부분이 역력하다. 

▲'외계+인' 2부. ⓒCJ ENM
▲'외계+인' 2부. ⓒCJ ENM

이 영화를 처음 만나는 관객은 한동훈 감독이 만들어 놓은 독특한 세계관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기본 설정은 사형제도가 없는 외계인들이 고대부터 자신들의 죄수를 가두는 감옥으로 인간을 사용해왔다는 것에서 출발한다.

이 외계인 죄수들은 인간의 몸에서 탈옥해도 지구환경에서는 짧은 시간만 생존할 수 있다. 성간이동이 가능할 정도의 기술력이 있는 외계인들이라면 나노테크 보호복을 만들어 착용할 만도 하다. 하지만 그보다는 ‘하바’라는 독성물질로 지구를 외계 환경과 똑같이 만들어 자유를 얻기로 한 모양이다. 물론 독성 때문에 모든 지구생명체는 죽는다. 

이 인류멸망의 재앙을 막을 수 있는 에너지를 가진 ‘신검’을 찾으려는 이안(김태리) 그리고 무륵(류준열)이 고려 시대와 현대의 시공간을 넘나들며 벌이는 모험의 여정을 담은 것이 최동훈 감독의 영화 '외계+인'이다.

▲'외계+인' 2부. ⓒCJ ENM
▲'외계+인' 2부. ⓒCJ ENM

여기에 1부에 이어 외계인 프로그램 썬더(김우빈), 신선 흑설(염정아)·청운(조우진) 콤비, 밀본의 수괴 자장(김의성), 무륵의 사이드킥 우왕(신정근)과 좌왕(이시훈), 인물 서사가 확장되는 민개인(이하늬) 그리고 신 캐릭터 맹인 검객 능파(진선규)가 신검 쟁탈전에 참전한다. 이번에도 신경 써서 봐야 할 등장인물은 여전히 많다.

▲'외계+인' 2부. ⓒCJ ENM
▲'외계+인' 2부. ⓒCJ ENM

"액션과 코미디 요소, 최대치 주입...1부보다 재미있는 2부"

1부는 허들이 높았다. 관객이 스크린에 펼쳐지는 세계관을 이해하는데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야 했기 때문이다. 갑자기 고려 시대와 현대 대한민국을 오가는 시간여행으로 문을 열기 무섭게 도술과 무협 액션으로 판타지 세계를 펼친다. 외계인과 로봇의 현란한 SF 액션도 감상해야 했다. 굉장히 다채로운 아이디어로 구성된 훌륭한 퓨전 뷔페 메뉴다. 하지만 관객이 영화 안에서 일어나는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모든 사건을 추적하고 따라가기란 쉽지 않았다. 때로는 진중한 장면과 가벼운 유머 신이 배치와 숨 고르기에 실패하는 순간도 있었다. 

▲'외계+인' 2부. ⓒCJ ENM
▲'외계+인' 2부. ⓒCJ ENM

호평이라는 양분이 부족했던 1부의 토양을 기반으로 이어진 2부는 지적된 문제점에 관해 피드백이 이루어진 느낌이다. 2부는 확실히 엔터테인먼트에 집중한 개정 쇄신 판이라고 볼 수 있다. 각각의 인물들이 어디에서 왔고 왜 그 자리에 있는지 이유와 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체증이 내려가는 느낌이다.

반전 요소가 될 수 있는 인물들의 숨겨진 비밀풀이는 영화를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는 유인점이 되어준다. 1부는 외계 존재가 몸을 빼앗는 바디 스내처 장르의 클리셰를 단순하게 재생산해 보여줬다면, 2부는 변주를 가미하면서 인물 드라마를 좀 더 보강했다. 우정과 사랑 그리고 가족애가 이 최종장의 한 지점에 모여 빛난다.

▲'외계+인' 2부. ⓒCJ ENM
▲'외계+인' 2부. ⓒCJ ENM

염정아·조우진 콤비가 주도하는 코미디 신들은 적절한 타이밍에 빗나가지 않고 잘 작동해 지루함 없는 극의 흐름에 적지 않은 보탬이 되어준다. 현대 시점에서는 이하늬가 분한 민개인의  캐릭터성과 서사를 확장하면서 코믹과 액션 요소가 한층 더 보강된다.

중반부 이후부터는 액션 장면들이 최대치로 주입된다. 고려 벽란정, 서울 도심, 기차 등 다채로운 액션 장면은 최후의 결전까지 이어지며 스펙터클한 시각적 즐거움을 준다.

▲'외계+인' 2부. ⓒCJ ENM
▲'외계+인' 2부. ⓒCJ ENM

후반부 엔딩 신을 장식하는 OST 로이 오비슨의 ‘In Dreams’는 배창호 감독의 ‘젊은 남자’(1994)에서도 사용됐던 노래다. 이 작품을 마무리하는 최동훈 감독의 감성이 반영된 곡으로 인연에 대한 깊은 여운을 남긴다.

분명한 점은 ‘외계+인’ 2부에서의 캐릭터, 액션, 코미디, 드라마 앙상블은 1부를 뛰어넘는다는 것이다. 비록 할리우드 작품을 통해 이미 봐왔던 기시감이 드는 장면은 여전히 존재하고 CG 품질이 최상이라 할 수는 없으나, 최동훈 감독만의 독보적인 연출력은 곳곳에서 빛을 발한다.

1부는 비록 관객을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했지만, 2부는 그 이상의 호평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작품이다. 

▲'외계+인' 2부. ⓒCJ ENM
▲'외계+인' 2부. ⓒCJ ENM

 

제목: ‘외계+인’ 2부

각본/감독: 최동훈

출연: 류준열, 김태리, 김우빈, 이하늬, 염정아, 조우진, 김의성, 진선규

제공/배급: CJ ENM

제작: 케이퍼필름

개봉: 2024년 1월 10일

관람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상영 시간: 1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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