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T(에스알 타임스) 이호영 기자] 국내 이커머스업계 시장 재편을 예고한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이 전통 오프라인 강자 롯데와 신세계 유통 양강으로 좁혀진 모습이다.

7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이날 정오에 마감된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 롯데쇼핑과 신세계 이마트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전통 오프라인 유통 강자 이들 기업 이커머스 거래액은 롯데쇼핑 롯데온 약 7조 6000억원대, 신세계 SSG닷컴 3조 9000억원대다. 시장 점유율로 보면 롯데온 5%, SSG닷컴 3% 선이다. 

지난해 기준 규모 약 161조원대 국내 이커머스업계는 1~3위 네이버와 쿠팡, 이베이코리아와 이외 기업 간 거래 규모 격차가 크다. 국내 오픈마켓 1·2위 지마켓과 옥션, 이외 지구를 운영 중인 이베이코리아는 작년 기준 거래액 27조원대 네이버와 22조원대 쿠팡에 이어 거래액 20조원 가량으로 시장 3위다. 점유율로는 네이버 18%, 쿠팡 13%, 이베이코리아 12% 정도다. 

4위는 거래액 10조원대 11번가다. 점유율 약 6% 선이다. 이처럼 시장 3, 4위 간 규모 차이가 커서 롯데와 신세계 중 어느 기업이라도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게 되면 점유율 롯데 17%, 신세계 15%로 단숨에 업계 3위권내 진입, 네이버와 1, 2위를 다투게 된다.  

업계 매출로 보면 성장세는 둔화된 상태이지만 이베이코리아는 지난 16년 동안 국내 만성 적자에 시달려온 이커머스업계 유일하게 흑자를 내온 기업이라는 점에서도 인수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올해 1분기 수수료 기준 매출은 4377억원으로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냈다. 

이베이코리아가 공개한 2019년 수수료 기준 매출은 1조 954억원, 영업익 615억원이다. 네이버와 쿠팡에 비해 매출 산정 방식이 달라 국내 이커머스업계 수수료만으로 매출 1조원을 넘긴 것은 이베이코리아가 처음이다. 

업계 만연한 적자 상황을 극명히 보여주는 기업은 '계획된 적자'를 내세우며 누적 4조 5000억원대 대규모 손실을 내온 쿠팡이다. 영업 손실은 2018년 1조원대, 2019년엔 7205억원 규모였다. 지난해엔 줄긴 했지만 엇비슷하게 5963억원 영업 손실을 지속하고 있다. 

이같은 쿠팡을 포함해 이커머스업계 대부분 적자를 내온 것이다. 단지 최근 들어 매출만큼은 극적인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업계 대다수 기업은 물품 매입 금액을 매출로 잡고 있다. 해당 집계 방식으로 쿠팡은 2019년 연결 기준 매출 7조 1530억원을 냈다. 이어 지난 한 해 동안 2배가 돼 14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이처럼 유일한 흑자 기업이라는 점은 이베이코리아 인수 메리트지만 5조원대로 알려진 매각가는 부담 요인으로 지적된다. 인수 후에도 지속적인 추가 투자가 요구되면서다.

그동안 이커머스업계는 검색, 추천 등 지속적인 개발 투자와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출혈 경쟁을 지속해왔다. 불황 속 구조 조정을 지속해온 오프라인 롯데와 신세계가 인수 후 제대로 된 시너지를 내지 못하면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는 우선 협상 대상자 선정까지는 일주일에서 최대 열흘 가량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의향서를 제출하지는 않았지만 홈플러스 대주주 MBK도 인수전 참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