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벨 백산수 0.5L 박스 ⓒ농심
▲무라벨 백산수 0.5L 박스 ⓒ농심

- 생수 '빅3' 삼다수·아이시스·백산수…무라벨 음료 출시 및 출시 예정

[SRT(에스알 타임스) 전수진 기자] 최근 유통업계에 ‘친환경’이 대세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생수업계에도 라벨(상표 띠)을 제거한 ‘무라벨’ 생수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제품의 브랜드, 수원지, 성분 등을 표기하는 라벨이 사라지면서 생수업계에 지각변동이 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업계에 따르면 시장 점유율 1위인 ‘삼다수’는 오는 6월부터 무라벨 제품을 출시한다. 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개발공사(유통·판매 광동제약)는 2L, 500mL 두 종류의 무라벨 삼다수를 가정 배송 서비스인 삼다수앱, 이마트 트레이더스 등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점유율 2위인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무라벨 생수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아이시스 ECO’는 롯데칠성음료의 생수 브랜드인 '아이시스 8.0' 중 비닐로 된 라벨을 붙이지 않고 페트병에 음각 형태로 브랜드를 새겨 넣은 친환경 제품 라인이다. 지난해 1월 1.5L 제품 출시를 시작으로 6월에는 500mL, 2L 제품을 추가로 출시했다. 

출시와 함께 한 해 동안 1,000만개 넘게 판매되며 총 6.8t에 달하는 포장재 폐기물 절감 효과를 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편의점 기준 500mL 제품이 900원으로 아이시스 8.0보다 50원 비싸지만 친환경 동참과 분리수거 편리성 때문에 환경에 관심이 많은 30~40대 소비자 구매 비율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업계 3위인 농심은 지난 11일 자사 ‘백산수’를 연말까지 50% 무라벨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농심은 판매 물량의 50%를 무라벨로 전환하면 연간 60t 이상의 필름 사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L와 0.5L 두 종류로 이번 달부터 온라인몰과 가정 배송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향후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채널로도 판매를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점유율 ‘빅3’ 이외 다른 음료·유통업체들도 무라벨 생수 시장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하이트진로음료는 무라벨 ‘석수’ 2L(6입)를 소비자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묶음 포장재 외면에 로고와 하트 심볼을 크게 배치했다. 풀무원과 동원F&B도 조만간 무라벨 출시를 위한 설비를 갖추고, 라벨 없는 투명 페트병을 차례대로 적용·출시할 예정이다. 

편의점 및 대형마트 등 유통 채널에서도 무라벨을 적용한 자사 PB 생수 상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2월 CU가 PB 생수 무라벨 ‘HEYROO 미네랄워터' 제품을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GS25는 '유어스DMZ맑은샘물'을 무라벨 제품으로 선보였다. 롯데마트는 지난 1월 무라벨 PB 생수 '초이스엘 세이브워터 ECO'를 선보였으며 상반기 중 모든 생수에 무라벨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무라벨 트렌드는 탄산수, 보리차, 커피 등 음료업계 전반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와 동원F&B는 각각 무라벨 탄산수 ‘트레비 ECO’와 무라벨 차음료 ‘에코보리’를 이달 출시했다. 

▲무라벨 탄산수 트레비 ECO ⓒ롯데칠성음료
▲무라벨 탄산수 트레비 ECO ⓒ롯데칠성음료

업계에서는 무라벨 생수가 향후 생수 시장 판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 분분하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생수 시장 누적 점유율은 제주삼다수(41.1%) 아이시스(13.7%) 백산수(8.3%) 강원 평창수(4.2%) 유통업체 PB 상품(18.6%)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몇 년간 생수 시장은 삼다수가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해오고 있다. 그 뒤를 아이시스와 백산수가 따르고 있다. 

생수는 특성상 맛이나 품질에 큰 차이가 없다. 대개 소비자들은 라벨에 표기된 수원지나 브랜드 등을 보고 제품을 선택한다. 하지만 라벨이 사라지면서 제품의 가장 큰 차이였던 브랜드, 수원지 등을 직관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워져 소비자들이 가격에 따라 제품 선호도가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선호하는 브랜드, 즐겨 먹는 제품, 프리미엄 이미지 등이 생수 제품 선택 기준이 됐지만, 이제 투명 페트병만으로는 이러한 마케팅적 변별력이 떨어진다”며 “앞으로 같은 용량 대비 가격 차별성과 같은 가격 측면이 더 중요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생활에서 ‘친환경’을 실천할 수 있어서 (무라벨 생수에 대해) 만족도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물마다 성분과 맛이 다르고, ‘워터 소믈리에’가 있는 등 소비자마다 맛의 기호가 확실히 존재해 라벨의 유무가 소비자의 선호에 큰 차이를 주지는 않으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가정 정기구독과 같이 브랜드 자체를 선호하는 소비자에게는 큰 변화를 주지 않지만, 선호 브랜드가 없는 소비자에게는 변화 가능성이 있다”며 “아직 무라벨 생수 도입 초기인지라 시간이 지나야 정확한 반응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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