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석용
▲ⓒ우석용

 

겨울 오후에

 

인기척 하나 없이 텅 비어 있는 쇼핑몰의 넓은 복도를 행복하지  않은 크리스마스 캐롤이 을씨년스레 지나 다닌다. 네온 불빛이 하나둘 화려하게 켜져도 춥다. 스쳐가던 온기가 없어서 춥고, 지나가는 미소가 없어 더 춥게 느껴진다. 휑하다는 한 마디로는 썰렁한 가게의 분위기와 주인장의 참담한 마음을 다 설명하진 못하리라. 이 추위 속에서 지금 누군가는 내 기억의 작은 조각이 여전히 머물러 있는 쓰라린 자리 근처를 서성이며 마지막 두려움에 떨고 있을 수도 있다. 내 작은 기도에도 어떤 힘이 있을까. 겨울 오후에 문득 낮은 무릎으로 나와 닮은 그들을 응원한다. 부디 견딜 수 있는 인연과 작은 행운을 허락하소서.

 

포노 아티스트(phono artist) 우석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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