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에스알)타임스 김수민 기자] 최근 부쩍 지인들에게 통신3사 통화품질을 물어보는 일이 많아졌다. 귀동냥으로나마 가입 이동통신사의 체감 통화품질을 물어보려는 의도다. 기자의 지인 중 두명은 5G 요금제를 사용한다. 그러나 지인들 사이에선 5G 요금제를 쓰면 호구 취급을 받는다. 5G 요금제에 가입하고 나서도 LTE 전용 모드를 사용하고 있어서다. 최신 LTE 스마트폰을 구입한 지인은 그나마 덜하다. 승자는 적어도 2년 이상된 구형 스마트폰을 쓰는 지인이다.

5G가 상용화된지 3달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5G 품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가계통신비는 올라갔지만 체감 통화품질은 떨어졌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5G에 망 할당량을 뺏겨 4G 속도가 느려졌다는 말까지 나온다. KT의 경우 5G와 LTE를 분리해 망을 할당받도록 하고 있다. 양쪽 소비자들의 편익을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KT는 최근 통화품질 불량으로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이통사들은 LTE와 5G 속도는 무관하다는 입장이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알 길이 없다.

이쯤되니 "5G는 커녕 LTE부터 속도(품질)를 잡아(유지)달라"는 푸념이 나온다. 당연한 결과다. 아직까지 이동통신은 LTE 가입자가 대다수다. 또 5G는 체감할 기회도, 필요도 없다는 것이 현시점의 소비자들 생각이다.

5G는 향후 우리 생활에, 그리고 경제에 큰 변화와 이익을 가져다줄 기술임은 분명하다. 스마트팩토리·드론·자율주행차·실감형 미디어 등 갈길은 멀지만 기업과 소비자들이 느낄 변화는 상당하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5G가 2030년까지 국내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최소 47조8,00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그러나 지금같은 과도기 시점에서 이통3사가 무의미한 5G 속도 경쟁에만 열을 올리는 것은 소비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LG유플러스는 ‘5G 속도 1등’을 달고 노이즈 마케팅을 하고 있으며, 경쟁사는 이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까지 쏟아낸다. 이통3사에 가입된 기존 고객의 편익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 더욱 씁쓸하다.

5G 시대에 속도 마케팅은 이동통신사에 있어 중요한 요소가 될지도 모른다. 초기 가입자 유치와 인식이 향후 실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의 신뢰다.

이통3사는 내실을 확실히 다졌는지 확인이 필요한 시점이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얼마나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일정하게 제공받을 수 있는가’다. 이동중에 최고 속도와 최저 속도를 일일이 측정해 보는 소비자는 없다.

한번 돌아선 민심은 되돌리기 어렵다. 기업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은 좁힐 수 없는 간극으로 남게 된다. 5G 속도 최고가 아닌 소비자의 가치를 최고로 여기는 기업들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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