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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서발췌 경제정책론

■ 니컬러스 칼도 지음 | 강두용 옮김 | 사회/경제학 | 지식을만드는지식 펴냄│164쪽│9,800원 

 

[SR(에스알)타임스 조인숙 기자] 케인스의 정신을 가장 충실하게 이어받은 포스트케인스학파의 대표 주자 니컬러스 칼도의 논문 다섯 편을 소개한다.

케인스경제학의 전성기에 실행되었던 케인스학파 경제정책의 경험을 대표적인 케인스학파의 눈을 통해 평가하고 기록한 고전이다.

주류 경제학의 변방으로 밀려나 있던 케인스경제학의 가치가 새롭게 재평가되는 현시점에서 이러한 고전 읽기는 더욱 큰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은 물론이고 경제학 전공자 중에서도 30대 이하는 칼도의 이름이 낯선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경제학 전공자들이 많이 보는 맨큐와 로머의 거시경제학 책을 살펴보면, 맨큐의 책에서는 칼도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고 로머의 책에서는 본문에서 단 한 차례 언급될 뿐이다.

두 학자 모두 거시경제학파 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케인스에 우호적인 소위 신케인스학파(New Keynesian)에 속하는 학자임에도 이 정도다. 그만큼 칼도, 더 넓게는 포스트 케인스학파는 현대 주류 경제학에서 거의 잊힌 존재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1980년대 이후 최근까지 이 같은 새고전파 경제학이 현대 거시경제학의 주도적 흐름을 형성하면서 케인스경제학의 위상은 점차 쇠락했다고 볼 수 있다.

일부 새고전파 경제학자들은 케인스경제학의 학술적 내지 정책적 가치를 전적으로 부정하기에 이르러, 루커스는 “케인스경제학은 너무 엉성해 학술적으로는 더 이상 진지하게 다루어지지 않으며”, 같은 시카고 대학교의 존 코크런은 “케인스의 생각은 오류로 판명된 동화 같은 이야기”로, 1960년대 이래 더 이상 대학원 과정에서는 가르치지 않는다”고 주장할 정도였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미국 케인스학파보다도 한층 케인스에 가깝고 고전파로부터는 더 멀었던 포스트 케인스학파의 경제학은 주류 거시경제학계에서 거의 잊힌 존재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그 단적인 예가 앞서 언급한 현대 거시경제학 교과서에서 다루어지는 포스트 케인스학파의 위상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같은 흐름은 2008∼2009년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와 경기 침체를 겪으면서 다시 한번 큰 변화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1930년대 대공황의 충격은 케인스경제학이라는 경제학의 새로운 사조를 낳았다.

2008∼2009년의 소위 대침체(Great Recession)는 세계 경제에 미친 충격의 규모에서는 대공황(Great Depression)에 버금가는 것이었지만, 대침체 이후의 경제학에 대공황 이후 케인스경제학의 탄생에 비견될 만한 패러다임 변화가 나타나지는 않았다.

다만 글로벌 금융위기와 대침체의 경험은 적어도 위에서 언급한 기존의 경제학 사조들 간의 역학 관계의 흐름에는 커다란 변동을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변화의 주요 내용은 앞서 언급한 대로 금융위기 이전까지 한 세대 가까이 진행되어 온 탈케인스 흐름의 역전 내지 케인스경제학의 부활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물론 금융 위기 이후 10년이 경과한 지금에도 세계 정치 경제가 금융 위기의 후유증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하다는 점이나 경제학계에서 금융 위기 이후의 경험을 담으려는 학문적 노력이 꾸준히 진행 중이라는 점들을 감안하면, 이번 위기 이후 세계 경제학의 최종적 변화가 단순한 케인스경제학의 부활을 넘어 대공황 이후 케인스경제학의 탄생에 견줄 만한 새로운 경제학 사조의 등장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경제학이라는 학문의 발전을 위해서나 현실 경제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도 금번 금융 위기와 대침체의 경험이 기존 학문적 사조들 간의 재편을 넘어 보다 포괄적인 설명력과 현실 대응 능력을 갖춘 새로운 패러다임의 등장으로 귀결되는 편이 바람직할 것이다.

다만 그 경우에도 새로운 이론이 담아 낼 변화의 기본 방향은 1980년대에서 금융 위기 이전에 이르는 경제학의 탈케인스 및 고전파로의 회귀 흐름과는 반대 방향에 가깝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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