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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랴크인 이야기

■ 작자 미상 | 문학/러시아소설 | 엄순천 옮김 | 지식을만드는지식 펴냄│302쪽│22,000원

 

[SR(에스알)타임스 장의식 기자] 우리 민족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여러 민족의 역사를 보유하고 있는 의미 있는 곳, 시베리아. 지역의 언어, 문화, 주변 민족과의 관계, 사회법칙, 생활, 정신세계, 전통 등이 녹아 있는 설화. 시베리아 소수민족의 설화를 번역해 사라져 가는 그들의 문화를 역사 속에 남긴다.

코랴크인은 캄차카반도의 토착 민족이다. 오래전부터 축치족, 유카기르족, 예벤키족, 예벤족, 러시아인 등과 인접해서 생활했다. 코랴크인과 축치족 및 러시아인의 경계는 아나디르강이다. 코랴크인은 아나디르강 북쪽, 축치족은 아나디르강 남쪽에는 거주하지 않는다.

축치인은 주로 추콧카만에 거주하는데 과거에는 종종 이 경계를 넘어 코랴크인을 공격해 코랴크인을 죽이거나 포로로 잡아갔다. 1930년에 코랴크 민족 자치 지구가 제정되었고 현재 코랴크 자치구로 재조성되었다. 코랴크 자치구에는 티길(Тигиль), 펜진(Пенжин), 올류토르(Олютор), 카라긴(Карагин) 네 개 지역이 포함된다.

코랴크인의 주된 경제 활동은 순록 사육이다. 러시아인의 끊임없는 문명화 정책에도 코랴크인의 순록 사육 방식은 과거의 생태적, 자연 친화적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물론 어로나 사냥에도 종사하지만 보조적인 생산 활동이다. 모피 동물의 경우 개체 수가 급속하게 감소하면서 코랴크인의 경제 활동에서 비중이 아주 미미해졌다. 어로와 바다 동물 사냥은 여름에만 가능하기 때문에 주민들은 긴 겨울을 위해 여름에 사냥해 비축해 둔다.

그들의 전통 신앙은 애미니즘이다. 동물뿐 아니라 하늘, 바다, 산 등 주변의 모든 사물에 생명이 있다고 믿는다. 모든 마을에는 아파펠(аппапель)이라는 성소(聖所)가 있는데 그곳에 제물로 순록, 드물게는 개와 바다 동물을 바치며 축원을 한다.

이 책은 코랴크인 설화 42편이 수록되어 있다. 악행을 경계하고, 풍족한 삶을 추구하며, 지혜와 힘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이야기들은 당시 코랴크인이 어떠한 가치를 중요시했는지 잘 보여 준다.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시베리아 설화가 그리스 로마 신화나 북유럽의 설화에 조금은 식상해 있는 독자들에게 멀고 먼 시베리아 오지로 떠나는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게 도와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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