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석용
▲ⓒ우석용

 

신음

 

할 일이 없다

밀치지 않고 밀리지 않고

바람을 타고 노는 구름처럼 평화롭게,

할 일이 없다

 

큰 죄는 보이지 않고

작은 죄는 큰 벌을 받는 세상에서

그대는 진정 죄인인가

 

무더운 밤의 열기에 갇힌

세상의 비린내와 일그러진 환영은

땀에 젖은 몸뚱이를 거칠게 핥아댄다

 

벗은 몸으로 돈을 구한다

술에 취한 심장은 멈추질 않는다

끝없이 맴도는 삶은 오늘도 계속된다

불 켜진 십자가를 올려다 보는

그대의 삶은 누구의 것인가

 

할 일이 없다

숨 쉬는 일

그것마저도

평화롭지 않은 밤이다

 

잦아 들지 않는 풀벌레 소리

무더운 밤의 그늘에서

지금도 나는,

그들처럼 

신음한다

 

20160804  우석용

 

 

[SR(에스알)타임스 우석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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