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부회장
▲삼성 이재용 부회장

- 삼성 R&D 중심 기지 '삼성종합기술원'에서 전략회의 주재

[SR(에스알)타임스 심우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삼성종합기술원을 찾아 '기술전략회의'를 주재한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들은 이 부회장이 연구개발(R&D) 현장에서 직접 회의까지 주재한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회의를 주재하면서 참석한 임직원들에게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과감하고 도전적인 선행 기술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 역량 확보를 위해 내부 인재들을 육성하는 동시에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진함으로써 외부와의 교류·소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당부했다는 후문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이번 행보는 최근 삼성전자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AI(인공지능) 부문 투자 및 인재확보 노력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TV와 스마트폰,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삼성전자의 새로운 '주력 엔진'으로 AI를 낙점, 전사적 역량을 결집한다는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한국 AI 총괄센터 설립을 시작으로 미국 실리콘밸리와 영국 케임브리지, 캐나다 토론토, 러시아 모스크바에 이어 최근 미국 뉴욕에 글로벌 AI 연구센터를 개소했으며, 국내외에서 AI 관련 스타트업에도 잇따라 투자하고 있다.

이번에 AI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들을 초청해 최신 연구 동향을 공유하고 혁신 방향을 모색하는 '삼성 AI 포럼'을 개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 '성공 방정식'의 두 핵심 요소로 여겨져 온 '오너의 장기 비전'과 '전문경영인의 실행력'이라는 조합을 재가동함으로써 총수 행보를 본격화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삼성종합기술원 방문은 단순한 경영 행보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래를 준비한다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새로운 리더십을 제시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지난 1987년 개관한 삼성종합기술원은 미래의 핵심사업 발굴 및 개발을 위한 기초 연구와 핵심 원천기술 선행 개발 등을 목표로 운영되고 있는 사실상의 '삼성 R&D 중심 기지'다.

총 1,100여명에 달하는 연구원들이 15개 연구실에서 차세대 컴퓨팅 기술과 인공지능(AI) 기술, 혁신 소재와 신물질, 자동차 자율주행·전장 부품, 바이오 등 차세대 기술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스마트폰 단말기에서 딥러닝 소프트웨어를 구동할 수 있는 '뉴럴 프로세서' 개발, 인간 두뇌를 모방한 '차세대 뉴로모픽 프로세서' 개발, 양자물리학에 기반한 미래형 컴퓨터 기술인 '퀀텀 컴퓨터' 선행연구, 핵심 AI 알고리즘 개발 등이 역점 연구 분야로 꼽힌다.

경기도 수원에 있는 삼성종합기술원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건희 회장의 오랜 와병과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수감으로 사실상 삼성그룹의 수장을 맡았던 권오현 회장이 지난해 말 경영일선 퇴진을 선언한 뒤 삼성종합기술원 회장으로 임명되며 주목 받았다.

현재 종합기술원을 사실상 총괄하는 원장직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사업을 담당하는 DS사업부문의 김기남 대표이사 사장이 겸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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