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의 관행적인 '알박기집회'는 경비업무...2000년부터 365일 24시간 집회신고

[SR(에스알)타임스 신숙희 기자] 알박기 집회를 경찰이 방치한 것은 집회의 자유를 보호하지 못한 인권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알박기 집회'는 같은 장소에서 미리 집회 신고를 함으로써 뒤에 있을 집회를 방해하는 행위를 말한다. 

10일 인권위는 사측의 '알박기 집회'를 방치한 관할 경찰서장에게 집회의 자유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과 소속직원들에 대한 인권교육 등을 권고했다.

서울 소재 자동차회사에 다니는 진정인은 지난 2015년부터 2016년 5월까지 6차례 회사 앞 인도에서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는 집회신고를 해왔다. 그러나 회사 측이 먼저 집회 신고를 내고 집회를 방해했다. 

진정인은 상황이 이런데도 관할 경찰서장과 담당경찰관들이 시간·장소 등을 분할하도록 조율하거나 보호해 주지 않았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해당 경찰서는 "진정인의 집회신고에 대해 금지통고를 한 적이 없고,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에 따라 장소 분할을 권유해 평화적으로 집회를 진행하도록 했다. 당사자 간 조율이 되지 않으면 선순위 집회 신고자에게 우선순위를 줄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사측의 '알박기집회'는 경비업무의 일환(사진=픽사베이)
▲사측의 '알박기집회'는 경비업무의 일환(사진=픽사베이)

그러나 인권위 조사결과는 달랐다.

사측은 지난 2000년부터 365일 24시간 집회신고를 해왔으나 실제 집회 개최 일수는 며칠 되지 않아 일명 ‘알박기’집회를 관행적으로 신고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진정인이 문제를 제기한 무렵에도 사측은 회사 정문 앞 좌우 측 인도 전체(약200m〜300m)를 매일 24시간 참가인원 100명의 집회를 신고했다. 그러나 실상 사측 직원이나 용역직원 5~6명이 어깨띠를 두르고 흩어져 있다 다른 집회시도가 있으면 선순위 집회 신고를 주장하며 물러날 것을 요구하며 집회를 방해했다. 

2016년 6월 법원의 집회 방해금지 가처분 결정 이후부터는 사측이 집회물품 앞을 가로막거나 둘러싸는 등 방해했고, 이를 경찰에 신고하면 적극적인 조율 및 방해 행위에 대한 보호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인권위에 이어 법원도 진정인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1월 법원은 사측이 자신들의 선순위 집회를 방해받았다며 진정인 등을 고소한 사건 판결문에서 "직원 및 용역을 동원해 24시간 진행하는 선순위 집회는 경비업무의 일환으로 보이고, 같은 장소에서 그 장소와 내적인 연관관계가 있는 집회를 개최하고자 하는 타인의 헌법상 기본권인 집회장소 선택의 자유를 배제 또는 제한하면서까지 보장할 가치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인권위는 관할 경찰서가 후순위 집회에 대해 집시법상 평화적 집회⋅시위 보호 의무를 준수하지 않아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재발방지를 위해 관행을 개선할 것과 소속 직원들에 대한 직무교육을 실시하도록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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