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이쯤 되면 국민은행 행원들의 의식구조 개선작업이 우선시 돼야 할 듯하다. 이건 거의 국민은행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인내심을 테스트하는 수준이다. 큰 틀에서 ‘책무구조도(내부통제 일환)’ 도입하겠다는 쓸데없는 공염불을 외울 필요가 없어 보인다. 행원 의식구조 개선을 위한 이벤트를 진행하겠다고 외치는 것이 차라리 낫다.

국민은행 직원이 증권사들(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메리츠증권 등)로부터 골프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이는가 하면 고객 동의 없이 제출된 ‘가족관계증명서’를 위조해 반복 사용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상술한 사안은 모두 홍콩 H지수 주가 연계증권 상품인 ‘홍콩ELS’ 판매 과정에 드러난 것들이다. 불완전판매가 명확하다는 합리적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 국민은행은 스스로 고객을 기망하다시피 하면서 영업을 뛰고 1조원이 넘는 충당금(지출할 것이 확실한 금액에 대해 회계 상으로 비용 처리하는 것)을 쌓아야 하는 지경에 몰렸다. 홍콩 H지수가 ‘고공행진’ 했던 시기인 2021년 1~7월 해당 상품 판매액 5조2,000억원에 대한 자율배상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모두 금융감독원의 압박에 의한 움직임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행원들의 자잘한 부주의성 행동은 끊이질 않는다. 국민은행에서 100억원대 과다 대출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지점 직원이 부동산 담보 가격을 부풀려 적정 수준보다 더 많은 대출을 내준 ‘배임 사고’로, 금감원의 검사가 진행 중이다. 사실상 형사처벌 대상이다.

또 체크카드 마그네틱이 손상돼 복구를 위해 찾아간 국민은행에서 고객에게 비밀번호를 구두로 요구하는 일도 있었다. 구두로 비밀번호를 전달할 경우 통상 통장, 카드 등 비밀번호를 동일하게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개인정보유출 뿐만 아니라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

국민은행은 올해 ‘고객의 신뢰를 최우선’에 두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여느 금융사보다 먼저 '책무구조도' 도입을 외쳤다. 말도 참 어렵다. 주요 업무에 대한 최종 책임자를 특정 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이 제도에 따르면, 각 임원은 소관 업무에 대해 내부통제 관리 의무를 부여받게 된다. 업무별로 책임자를 지정하고 동시에 마련한 기준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여부를 수시로 점검해 징계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정지 상태에 머물러 있으면 부패와 타락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끊임없이 움직인다면, 분명 개선된 모습이 배어나오게 된다. 그래서 행원 한명의 의식을 개선하는 이벤트는 분명 필요하다.

동그란 나침반 안에 들어 있는 ‘지남철(指南鐵)’은 끊임없이 흔들린다. 항상 남쪽을 지향한다. 지남철의 흔들림은 가장 정확한 지향점을 찾기 위한 고뇌의 몸짓이다. 안심이 안 된다. 하지만 적어도 자체 내부통제를 방안을 만들어가고 있으니 변화할 것이라는 기대를 걸어본다. 그렇다. 지남철처럼 고뇌의 몸짓이다. 그래서 아직 총체적 난국(總體的難局)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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