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아파트단지 전경. ⓒ픽사베이
▲서울시 아파트단지 전경. ⓒ픽사베이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개편작업 3주째…4월 총선·5월 연휴도

“분양물량 늘어날 수 있는 시장 상황 아냐…5월 들어 활기 찾을 듯”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분양 시장에서 봄은 '벚꽃 분양' 등 수식이 붙으며 계절적 성수기에 꼽히지만 올해는 비교적 한산한 분위기가 예상된다. 한국부동산원이 3주간 청약홈을 개편하며 개점 휴업 상태에 접어들었고, 다음달 국회의원 총선거와 5월 어린이날을 포함한 연휴가 예정돼서다.

분양 일정이 연기되자 건설사들은 난감해 하고 있다. 분양이 미뤄지면 사업장에 투입되는 금융비용이 늘어나 사업에 일부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청약홈은 이달 22일까지 시스템 개편 작업을 진행하며 신규 입주자 모집공고를 중단했다. 2021년 11월 일주일 동안 중단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이번 개편은 최근 청약저축 배우자 가입기간 합산과 ▲다자녀특별공급 신청자격 확대 ▲미성년자 청약통장 가입 인정기간 ▲공공주택 신생아 특별공급 유형(신생아특례) 신설 등 오는 25일부터 일괄적용되는 개정사항을 반영하기 위해 불가피했다.

3월 청약홈 개편 이후에도 분양을 개시하기엔 녹록지 않은 환경이다.  다가오는 4월 총선에서 부동산 규제 변화 가능성이 있고, 5월은 근로자의 날(1일), 어린이날(5일, 대체공휴일 6일), 석가탄신일(15일) 등 연휴도 많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수요자들이 휴일 동안 분양단지에 관심이 줄어들기 때문에 휴일이 많을 수록 분양 성적도 악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건설사들도 올해는 분양 성수기 전에 일정을 당겨 2월 분양에 서둘렀다. 지난 2월 29일까지 공고를 낸 업체는 청약일정 진행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올 연초에 분양물량이 이례적으로 많았던 것도 같은 이유다. 

올해 2월에는 지난해 2월 보다 약 3배 많은 물량이 나왔다. 직방이 지난 1월 말 조사한 올해 2월 분양 예정 단지는 총 2만8,276가구, 일반분양은 2만3,912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2월 분양 물량(8,662가구)  보다 3배 이상 많은 양이다.

이 가운데 지난달 실제 분양을 마친 단지는 총 2만5,974가구(공급실적률 92%), 일반분양 2만825가구(공급실적률 87%)다. 반면 이달 예정된 분양 물량은 16개 단지, 1만6281가구다. 전월과 비교하면 약 37% 감소했다. 

업계는 오는 5월이 지나야 본격적인 분양 성수기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3~5월 초까지 분양성적에 영향을 받는 요인이 많은 만큼 일정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 연말 부터 분양에 돌입해야했지만 사업지 사정으로 분양을 개시하지 못한 곳들이 올해 연초에 많이 소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적어도 앞으로 4월 중순까지는 분양 성적에 악영향을 주는 요인이 한동안 청약시장이 잠잠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분양을 해야되는 시점에 분양공고를 내지 못하고 일정이 밀리게 되면 해당 사업장에 들어가는 금융 비용이 늘어나게 되는데 이는 일부 분양가격을 올리는 데도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당장의 분양시장이 활기를 보일 여력은 없어 보인다"며 "현재로써는 청약홈 개편과 총선 등으로 분양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굳이 사업을 서둘러 분양에 나서려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같은 분위기는 하반기까지 이어지진 않을 전망"이라며 "4월말과 5월 들어서면서 밀렸던 물량이 조금씩 풀리고 올해는 5~6월 분양 물량이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청약홈이 제도 변경 때문에 개점휴업 상태고 최근엔 건설사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난항, 분양가 책정과 관련해 시행·시공사의 갈등, 인허가 물량 감소 등 영향으로 분양 물량이 많지 않은 시장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4월 총선 이후부터는 5월 연휴가 되기 전까지 일정기간 분양에 나설 수 있는 시기가 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공급가뭄이 지속된다 보기엔 어려울 것"이라며 "5월에 들어서면 물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그간의 개점휴업 상태의 공백을 메울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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