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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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9일까지 '1.2조' 순매수

2개월 연속 순매수세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보험사들이 사들인 채권 규모가 이달 들어 '1조원' 이상 급증했다. 유동성 경색이 해소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등 자본성증권 만기 도래를 앞두고 있는데다 금융시장 불안까지 겹쳐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이달 19일까지 1조2,611억원의 채권을 순매수했다.

월별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10월엔 930억원, 11월 6,531억원의 채권을 순매도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8,095억원 순매수를 하면서 올해 1월 매수 분위기로 전환했다. 하지만 보험사들이 팔려고 내놓는 채권양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보험사들은 2022년 지속적인 고금리 기조에 레고랜드 사태까지 겹쳐 유동성 경색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했다. 2013년 2월 저축성보험의 비과세 혜택 종료를 앞두고 판매가 급증했던 10년납 저축성보험 만기도래 시점이 지난해에 한꺼번에 몰린 영향이다. 대규모 보험금 지급이 발생하면서 보험사들은 현금 마련을 위한 채권 매각에 집중해왔다.

문제는 향후 보험사들의 자금조달 여력이다. 자본성증권 만기 도래로 현금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당장 3월엔 흥국화재(1,000억원), 4월 메리츠화재(2,500억원)와 NH농협생명(1,700억원), 5월 DB손해보험(2,020억원)과 현대해상(1,930억원), 6월 KDB생명(990억원)이 상환을 앞두고 있다. 하반기에는 한화생명·푸본현대생명·KDB생명·메리츠화재·롯데손해보험 등 총 1조3,000억원 규모의 상환이 예정돼 있다.

특히 높은 금리로 보험사들의 자금확충 수단인 자본성증권 발행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도 우려를 키운다. 보험사들이 7% 중반을 넘어서는 금리를 떠안아야 하는 탓에 자본성증권 발행을 중단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총 1조1,500억원의 자본확충을 예정했었는데 이 중 외화 채권 발행을 최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푸본현대생명도 지난해 11월 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큰 틀에서)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으로 조달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더라도, 부동산 PF 익스포저에 따라 보험사별로는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며 “작년 9월 말 기준 보험권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43조3,000억원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자본성증권 만기 및 콜옵션(조기상환권) 상환, 그리고 저축성보험 만기 규모 등을 고려해 향후 채권 매도를 통한 유동성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크기에 (채권 매수는) 일시적 현상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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