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경동나비엔 본사. ⓒ경동나비엔
▲서울 여의도 경동나비엔 본사. ⓒ경동나비엔

SK매직 가전사업 매출 하향세 속 ‘계륵’ 전락 지적

[SRT(에스알 타임스) 방석현 기자] 경동나비엔이 SK매직의 일부 가전사업을 양수해 사업 확장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회사의 캐시카우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은 만큼 SK매직 가전사업 양수가 악수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경동나비엔은 SK매직과 가스·전기레인지, 전기오븐의 영업양수도 양해각서(MOU)를 맺었다고 지난 3일 공시했다. 잠정 매매대금은 400억원으로 양사는 2월 중 본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경동나비엔은 가전 인수 전 ‘나비엔매직’이라는 상표출원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허검색시스템 키프리스에 따르면 상표권 출원은 경동나비엔이 SK매직의 가스·전기레인지, 전기오븐 사업 영업권 인수 발표전인 지난 2일 이뤄졌는데 회사의 사업권 인수가 오래전부터 계획된 것임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이번 사업권 인수가 경동나비엔에 시너지가 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SK매직의 가전사업이 하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985년 동양시멘트의 기계사업부로 출발한 SK매직은 1986년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가스오븐레인지를 생산했으며, 이후 현재의 복합오븐레인지, 식기세척기 등으로 품목을 확장했다.

SK매직은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가스레인지, 전기오븐 등을 직접 제조한다. 하지만 SK매직의 주방가전제품 생산량을 보면 2023년 3분기 기준 64만6,580대로 2021년 82만1,040대를 기록한 이후 20만대 가까이 줄었다.   

SK매직이 만드는 제품의 내수 매출도 2021년 9,142억원에서 2023년 3분기 6,409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잘 되는 사업이라면 왜 매각을 하겠는가’라는 업계의 뒷말이 나오는 이유다.

보일러 사업에 주력해 오던 경동나비엔이 가전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겠는가라는 지적도 나온다. 회사의 부진한 실적 역시 우려감을 높이는 요소다.

경동나비엔의 2022년 매출은 전년비 5.3% 증가한 1조1,609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598억원, 536억원으로 전년비 7%, 33.6% 줄었다. 다수의 사업 확장으로 볼륨은 커졌으나 실속은 차리지 못한 셈이다. 다만 지난해 3분기까지는 전년비 실적이 개선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가스레인지 시장이 축소되고 있는데다 인덕션(전기레인지) 시장은 이미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이 선점하고 있어 경동나비엔의 가전사업 인수가 캐시카우가 될 지는 미지수”라며 “브랜딩 및 기술 강화를 통해 이목을 끌 수 있을 정도라면 모르겠지만 보일러 사업만 주력해 온 회사가 성공적인 사업확장을 이룰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글로벌 보일러 기업들이 냉난방 공조까지 확대되며 일괄입찰(턴키) 방식으로 진화된 만큼 경동나비엔이 국내시장보다는 해외사업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도 있다.  

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경쟁사인 귀뚜라미가 창문형 에어컨 등을 선보이며 매출 다각화에 나섬에 따라 경동나비엔도 이번 사업 양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경동나비엔이 가전사업 진출로 매출 볼륨은 커질 수 있겠지만 수익성 증대는 어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가전사업으로 국내시장 점유율 확대는 쉽지 않겠지만 북미나 유럽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갖고 있는 보일러를 바탕으로 해외사업 확대는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이번 사업 인수는 주방 가전사업 확장만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닌 이와 관련한 환기 청정 시스템 구축을 통해 종합적인 환기 솔루션 제공을 목적으로 하고 있어 가전사업을 통한 수익 창출 취지로만 보는 시각은 맞지 않다”며 “회사가 이미 키친플러스라는 환기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와 연계된 형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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