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서울충무로영화제 폐막작 '배드랜드'의 하라다 마사토 감독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심우진 기자
▲제12회 서울충무로영화제 폐막작 '배드랜드'의 하라다 마사토 감독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심우진 기자

서울충무로영화제 폐막작 ‘배드랜드’ 시사회·기자간담회 진행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제12회 서울충무로영화제 폐막작인 영화 ‘배드랜드’의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서울 중구 CGV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지난 10월 31일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하라다 마사토 감독, 하라다 유진 프로듀서, 양윤호 집행위원장, 김아론 수석프로그래머가 참석해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배드랜드는 쿠로카와 히로유키의 소설 ‘경초’를 원작으로 한 하라다 마사토 감독의 최신작으로 초고령 사회의 어두운 부분을 심도 있게 전달하는 것에 영화의 의미와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현재 일본에서 가장 각광 받는 여배우 안도 사쿠라가 주연을 맡았으며, 이번 서울충무로영화제를 통해 한국 최초로 상영된 작품이다.

먼저 하라다 마사토 감독은 ‘배드랜드’는 나쁜 부모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인가에 대해 “다카키가 결국은 아빠 역할을 하게 되고 그 부분에서 나쁜 부모 문제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지금 일본 전체가 배드랜드가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이 영화에 임했다”고 말했다.

네리 역 안도 사쿠라와 조 역 야마다 료스케 배우를 캐스팅한 이유와 디렉션의 주요지점을 묻는 질문에 “야마다 료스케 배우는 제가 연출한 ‘타올라라 검’(2020)에서의 연기가 굉장히 마음에 들어서 현대극에서 한 번 더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이번 작품에 캐스팅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영화에서는 오사카 사투리가 많이 나오는데 야마다 료스케 배우가 사투리를 못해 지도를 하면서 역할을 만들어나갔다. 그래서 여배우는 오사카 사투리가 가능한 배우를 찾아봤는데 크랭크인 한달 전까지도 찾지 못하다가 스케쥴이 맞는 안도 사쿠라 배우를 캐스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제12회 서울충무로영화제 폐막작 '배드랜드' 기자간담회 전경. ⓒ심우진 기자
▲제12회 서울충무로영화제 폐막작 '배드랜드' 기자간담회 전경. ⓒ심우진 기자

하라다 감독은 “안도 배우가 오사카 사투리가 가능할지 그 부분이 가장 걱정이 됐다”며 “안도 사쿠라 씨가 굉장히 훌륭한 배우인건 맞지만, 얼굴이라든지 이런 부분이 제 마음에는 들지 않았다”고 농담을 던졌다. 그는 “안도 사쿠라 배우가 굉장히 매력적이고 훌륭한 배우라는 건 진작 알고 있었지만, 직접 만났을 때 굉장한 배우라는 걸 느꼈다. 대본 리딩 때도 보통은 그냥 간단하게 읽는 편인데 안도 사쿠라 씨는 거의 하루에 걸쳐서 대본 리딩을 했다”고 말하며 열정에 대해 칭찬했다. 

안도 사쿠라 배우에 대한 하라다 감독의 극찬은 계속 이어졌다. 그는 “제가 생각하는 네리가 있었지만, 안도 사쿠라 배우의 네리가 더 충실하게 본인만의 것으로 훨씬 더 잘 녹아들어있었다. 네리가 악몽을 꾸면서 비명을 지르는 장면이 있는데 보이스 트레이닝을 하면서 진행한 부분이다. 리허설임에도 저나 스태프들이 놀랄 정도 굉장히 심도있게 나와서 놀랐다. 마이크가 고장 날 정도로 소리를 냈는데 악몽에서 깨어났을 때 비명으로 사용할 정도로 충실하게 본 촬영처럼 임해줬다”고 연기에 대한 찬사를 보냈다. 

보이스 피싱 등 노인 대상 범죄와 관련해 원작의 각색 지점에 대해서는 “원작을 보고 이 작품을 선택했다. 원작에서의 빈곤층 대상 보이스피싱을 영화로 옮기려고 했다. 네리가 노인들에게 친절한 모습을 보이고 사실 굉장히 선한 마음이 있다는 부분은 원작과는 다른 지점”이라며 “가진자가 약자의 것을 빼앗는 내용에서 중간에 있는 네리가 약자의 편에 서서 선한 마음을 베푸는 부분을 많이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양윤호 집행위원장, 하라다 유진 프로듀서, 하라다 마사토 감독, 김아론 수석프로그래머(사진 왼쪽부터).ⓒ심우진 기자
▲양윤호 집행위원장, 하라다 유진 프로듀서, 하라다 마사토 감독, 김아론 수석프로그래머(사진 왼쪽부터).ⓒ심우진 기자

하라다 유지 프로듀서는 “저는 배우이며 15년 정도 편집자로도 일하고 있다. 아버지 일을 어릴 때부터 많이 도와드리고 있는 편인데 2년 전쯤 코로나가 끝나갈 때 여러 가지 기획들이 한꺼번에 생기기 시작했다. 그때 아버지가 ‘배드랜드’를 하겠다고 하셨을 때 참여하고 싶어서 같이 동참하게 됐다”며 “프로듀서 일은 처음이라 청구서가 천장쯤 한꺼번에 날아와 고생을 했지만 다음번에는 조금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아버지 하라다 감독과 작품 작업을 함께 한 소감을 밝혔다. 

하라다 감독은 함께 작업하고 싶은 배우를 묻는 질문에 전도연, 송강호 배우와 함께 지난해 부천판타스틱영화제에서 만난 정려원 배우를 거론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피지컬100’, ‘사이렌: 불의 섬’, ‘데블스 플랜’같은 한국 예능을 재미있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오사카 촬영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 하라다 감독은 “오사카 니시나리에서 촬영했다. 10년 전에는 영화 촬영은 생각도 못할 정도의 지역이었다. 근데 로케를 갔더니 재정비를 해서 생각했던 이미지가 아니라 촬영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원작과 가까운 분위기의 다른 곳에서 촬영했다. 실제 거주민과 배우들이 함께 섞여 작업했다. 히코네에서도 촬영이 이루어졌다. 콘트롤이 되는 지역에서 콘트롤이 안되는 사람들을 데리고 촬영했다”고 설명했다.

▲하라다 유지 프로듀서와 하라다 마사토 감독(사진 왼쪽부터). ⓒ심우진 기자
▲하라다 유진 프로듀서와 하라다 마사토 감독(사진 왼쪽부터). ⓒ심우진 기자

영화를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에 대해서는 “살아가기 힘든 세상이지만 살아가야 하지 않겠는가? 살아남자라는 게 제가 드리고 싶은 이야기”라고 말했다. 네리라는 캐릭터 이름에 대해서는 “숨지말고 부딪히고 뚫고 나가야 된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도스토옙스키, 디킨즈, 쿠로자와 아키라 감독이 사용한 네리라는 인물을 ‘배드랜드’에서는 최악의 환경에 있지만 뚫고 나가자라는 의미를 가진 주인공”이라고 설명했다. 작품에 등장하는 다카키와 만다라에 대해서는 “동전의 앞뒷면 같은 인물들이다. 옛날에는 굉장한 악당이었고 비슷한 부분이 있었지만, 세월이 흘러 둘이 달라지게 되는 부분을 표현했다”고 밝혔다.

한편 제12회 서울충무로영화제는 1일 서울 충무아트센터에서 막을 내리며, 폐막작 ‘배드 랜드’의 하라다 마사토 감독 무대인사가 진행된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