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스프리 팝업스토어 전경. ⓒ이니스프리
▲이니스프리 팝업스토어 전경. ⓒ이니스프리

아모레퍼시픽그룹 이니스프리, 올해만 109개 품목 인상 

LG생활건강, 숨·오휘 등 일부 품목 가격 평균 5% 안팎 올려

원재료값 상승, 실적 부진 등 여러 원인 작용 판단

[SRT(에스알 타임스) 최나리 기자] 정부가 올해 초부터 서민 물가 안정화를 위해 기업들에게 가격 인상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지만, 원가 인상을 이유로 업체들의 제품 가격 인상이 이어지며 고물가 기세가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식품, 우유, 주류에 이어 화장품 업계도 가격 인상에 동참하고 나서며 물가 안정에 비상이 걸렸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자회사인 이니스프리는 올해만 109개 품목의 가격을 이미 올렸다. 인상 폭은 평균 19.3% 정도다. 지난달에는 한란 아이크림(30ml 기준)이 2만7,000원에서 3만원으로 11.1% 인상된 바 있다.

여기에 아모레퍼시픽은 글로벌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설화수 하이엔드 라인인 진설을 지난달 리뉴얼과 동시에 가격을 일부 올렸다. 대표 상품인 진설크림(60ml 기준)이 47만원에서 52만원으로 인상됐는데 10.6% 오른 셈이다.

LG생활건강도 화장품 가격 인상에 동참했다. 1일부터 숨, 오휘, 빌리프, 더페이스샵 등 일부 품목의 가격이 평균 5% 안팎 올랐다.

▲숨 시크릿 에센스 화보 이미지. ⓒLG생활건강
▲숨 시크릿 에센스 화보 이미지. ⓒLG생활건강

LG생활건강의 대표 브랜드인 숨은 시크릿 에센스 EX(100ml 기준)를 9만5,000원에서 10만원으로 5.3% 인상했다.

또한, 오휘의 경우에는 프라임 어드밴서 2종 기획을 14만원에서 14만5,000원으로 3.6% 올렸고, 빌리프는 아쿠아밤 비타워터크림(50ml 기준)은 5만5,000원에서 5만8,000원으로 5.5% 인상했다.

일각에서는 화장품 업계의 연이은 가격 인상에 대해 여러 원인이 작용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최근 실적이 그리 좋지 못했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9,6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하락했고, 영업이익은 28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7% 줄었다.

LG생활건강의 경우는 올해 3분기 매출액은 1조7,462억원, 영업이익은 1,285억원을 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6%, 32.4% 감소한 기록이다.

우선 업계 관계자들은 실적과는 무관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실적 때문이라고 특정 원인을 꼽기에는 시기적으로 불리한 부분이 있다”면서 “(고금리, 고인플레이션 등) 글로벌 상황에 따라 원재료값이 상승해 해외브랜드와 마찬가지로 자연스럽게 가격 인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적인 요인이 제일 크다”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화장품을 리뉴얼하는 데 성분이나 홍보 방식 등 수반되는 비용 때문에 부득이하게 제품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며 “코로나19로 침체됐던 시기가 지났으니 앞으로 성과면에서도 해외 판매 활로를 열고 사업도 재편하면서 실적 향상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글로벌적으로 지속되고 있는 고금리, 고인플레이션, 저성장 기류에 따른 원재료값 상승이 화장품의 가격 인상 원인에 주요 원인으로 부각되는 건 사실이다. 

해외 화장품 브랜드도 올해 가격 인상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로레알그룹은 랑콤을 포함해 키엘·비오템·입생로랑 등의 가격을 평균 5% 올렸고, 샤넬도 시즌 상관없이 인기 제품으로 손꼽히는 수블리마지 렉스트레 드 뉘를 30ml로 용량을 줄이는 등의 리뉴얼과 함께 83만원으로 가격 인상까지 단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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