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2023년 2분기 경영실적. ⓒ현대제철
▲현대제철 2023년 2분기 경영실적. ⓒ현대제철

[SRT(에스알 타임스) 김건 기자]  글로벌 경기침체로 현대제철이 올해 2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현대제철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7조1383억원, 영업이익 4651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공시를 통해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43.4% 감소했다. 전분기와 비교해보면 매출액은 11.7%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39.3% 늘었다.

지난해 철강업계는 호주와 중국의 무역분쟁에 따른 철광석 가격 급등이 철강재 가격 급등으로 이어져 '철강 슈퍼사이클'로 불릴 만큼 업황이 좋았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슈퍼싸이클으로 불리는 호황기였기 때문에 올해 실적이 전년 대비 안좋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자동차용 판재 수요 증가와 계절적 성수기 영향으로 봉형강 제품 판매량이 증가해 손익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대제철은 완성차 전동화 트렌드에 맞춰 글로벌 업체들이 요구하는 강종 개발과 부품 승인을 진행해 신규 수주를 확보하는 등 글로벌 자동차강판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현대제철은 탄소중립 체제전환과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를 통한 저탄소제품 개발도 계획대로 추진 중이다.

앞서 현대제철은 지난 4월 탄소중립 로드맵을 발표하고 저탄소 생산체제 전환을 위해 전기로-고로 복합프로세스를 구축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제철은 오는 2025년까지 기존 전기로에 1,500억원을 투자해 저탄소화된 쇳물을 고로 전로공정에 혼합 투입하는 방식을 구축하고, 기존 강판 대비 탄소가 20% 저감된 저탄소강판을 연간 400만톤 공급하는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제철은 당진제철소에 있는 전기로, 고로 생산설비를 활용해 저탄소화된 고장력강 및 자동차 외판재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까지 고품질 강종 생산기술을 사전에 확보해 고객들의 저탄소제품 니즈에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올해 건설 경기 둔화세 지속에도 자동차 및 조선 수요 개선에 맞춰 제품 판매를 강화해 하반기에도 지속적으로 수익성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현대제철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현대제철

철강업계에서는 완성차, 조선업 등에 영향이 큰 만큼 있어 하반기에는 실적 반등을 점쳤다.

함동은 포스코 마케팅전략실 그룹장은 지난 24일 열린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전세계적으로 완성차는 지속적으로 신차 판매와 수출이 늘고 있으며, 조선업도 견조한 수주 잔량, 신조선가 인상 등으로 철강업계는 하반기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하반기 철강업계 실적과 관련 중국 철강사의 구조조정과 국내 건설업계 침체를 우려했다.

중국은 최근 철강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통해 하반기 경제정책 부양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로 인한  감산이 어느 시점부터 발생할 것이냐가 중요한 변수다. 전세계 연간 조강생산량 15억톤 가운데 중국에서 생산되는 물량은 9억~10억톤에 달한다. 만약 중국 철강업계 내수시장이 좋지 않아 해외에 저가 수출을 한다면 자연스럽게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국내 철강업계도 타격을 받는 것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 철강업계 구조조정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우려되는 부분"이라며 "특히 중국 철강업계 감산 시점이 올해 하반기 국내 철강업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철강업계는 자동차, 조선, 건설 등 3대 시장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그 중 건설의 영향이 가장 크기 때문에 건설업계 침체는 큰 영향을 끼친다"며 "국내 건설업계 침체도 하반기 실적 반등에 중요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교수(경제학부)는 "최근 건설업계가 바닥을 찍고 하반기 상승할 것으로 보여 철강업계도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만 중국의 경제침체, 철강 구조조정 등에 따른 저가 수출이 한국 철강업계 전망의 위험요소"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다만 한국의 철강 품질은 중국보다 우수하지만, 중국의 저가 수출을 한다면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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