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인생의 유혹을 뿌리치고 진정한 삶의 주인공이 되어라.” “자신의 역사에서 주인공이 되고, 스스로 미래를 결정하라.”

프란치스코 교황이 4월 9일 열리는 세계청년대회 영상메시지에 인터넷세대 청년들을 향해 이런 호소를 담았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교황은 “젊은이들이 소셜미디어에 실제 삶을 대략적으로 보여주는 사진을 많이 올리는데, 이것들이 정말 역사인지, 목적과 의미가 부여되고 소통될 수 있는 경험인지 모르겠다”고, “TV에는 계획 없이 하루하루를 사는 캐릭터들의 순간이 카메라 앞을 스쳐 지날 뿐”이라면서 “리얼리티라는 가짜 이미지에 빠지지 말라”고 충고했다.

올해로 여든 살이 된, 그래서 디지털세상을 제대로 이해 못하는, 어쩌면 낡은 세대인 교황의 지적과 충고에 청년들은 현실과 동떨어졌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가상과 실제가 혼재하는 세상, 리얼리티가 진짜인 것처럼 행세하는 세상에서 그의 ‘진짜를 기억하기’ 와‘스스로 주인공 되기’야말로 인간이 기술과 문명이란 이름아래 잃어가고 있는 삶의 가장 소중한 부분인지도 모른다.

청년들에게 교황은 묻는다. “우리는 삶에서 많은 기억을 하고 있지만, 이중 진짜 우리의 기억은 얼마나 되겠느냐”고. “우리 마음을 울리고, 다른 이들의 삶에 의미를 주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진짜 과거와 기억을 위해, 그것이 나와 이웃의 삶과 역사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교황은 세 가지를 제안했다. 조부모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 일기 쓰기, 저녁에 단 몇 분이라도 하루를 돌아보는 시간 가지기. 우리가 점점 소홀히 하거나, 잃어버리고 있는 것들이다. 교황은 “이를 통해 자신의 과거와 삶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손에서 잠시도 휴대폰 떼어놓지 않고, 하루 평균 80번이나 그것에 매달려 통화하고 문자를 보내고 게임 하고 영상을 보는 젊은이들을 산만하고 얄팍하다고 무턱대고 비판할 수는 없다. 교황 역시 그런 비판에 동의하지 않는다. 다만 그들의 가짜 삶과 스스로 주인공이 되지 못하는 그들의 미래를 걱정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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