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판교오피스. ⓒ카카오
▲카카오 판교오피스. ⓒ카카오

- 카카오엔터, 1조2,000억원 투자 유치로 '실탄 장착'

[SRT(에스알타임스) 이승규 기자] 카카오가 카카오엔터 등 미디어 부문 시너지 창출을 위해 SM 인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영권 인수는 금액이 부담되는 만큼 지분투자로 진행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해 SM 인수를 추진하려고 했지만 금액차이에 대한 의견을 좁히지 못해 발을 뺀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가 SM 인수를 위해 지출해야 할 금액은 6,000억원 수준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카카오엔터가 1조원 가량의 투자 유치로 분위기가 반전됐다. 카카오엔터는 최근 싱가포르투자청(GIC)와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이끄는 국부펀드(PIF)로부터 1조원의 투자를 유치 받았다. 또 국내 사모펀드 H&Q코리아도 1,000억원에서 2,000억원을 카카오에 투자한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1조2,000억원의 실탄을 장전하게 됐다.

또 SM 인수 걸림돌이었던 라이크기획 문제도 해결됐다. SM 최대주주인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는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을 통해 인세 형식으로 SM 매출의 6%에 달하는 프로듀싱 비용을 받아왔다.

그러나 과도한 인세에 SM의 주주가치가 훼손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고 이런 부분은 SM 인수에 있어서도 문제가 됐다. 하지만 지난달 31일 이 총괄 프로듀서가 프로듀싱 계약을 종료하며 이런 리스크는 해소됐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SM 인수를 통해 카카오엔터 등 미디어 부문에서 시너지 창출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엔터테이먼트 사업은 기본적으로 콘텐츠 사업인 만큼 IT 기업들과 시너지를 창출하기 용이하다"고 말했다.

다만, 카카오의 실탄 장전에도 6,000억원이라는 금액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SM 경영권 확보를 위해 거금을 지출한다면 다른 신사업 진출에 있어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금액이 큰 만큼 카카오가 경영권 인수가 아닌 지분투자를 통해 시너지 창출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교수(경영학부)는 "카카오가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서 투자해야 할 금액이 꽤 되기 때문에 경영권을 투자하는 것 보다는 지분투자를 통해서 사업 제휴를 하는 것이 더 유리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카카오가 경영권을 인수하더라도 사업간 시너지가 창출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카카오가 SM 인수를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지 않는다면 그 동안 카카오가 비판 받았던 '문어발식 확장'을 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지적한다.

서 교수는 "카카오에서는 엔터테이먼트 사업 시너지 창출을 위해 인수를 진행할 수 있다"며 "대기업들이 엔터테이먼트 사업에 처음 진출한다는 점과 엔터테이먼트 사업의 실적은 내부에 있는 스타들에 인기에 의해 정해지는 만큼 불확실성이 있어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카카오는 SM 인수와 관련해 결정된 사항이 없다는 입장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글로벌 콘텐츠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업제휴와 지분투자 등 다양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했으나 현재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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