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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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생명·삼성화재, 사모펀드와 ‘1조’ 규모 펀드 투자 약정

- 한화생명, 부동산투자 자회사에 2,000억 투입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국내 보험사들이 잇달아 해외대체 투자에 나서고 있다. 영업 수익의 성장에 한계를 느낀 보험사들이 해외 대체투자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고 자산운용 역량을 강화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최근 해외 대체투자 확대를 목적으로 블랙스톤과 약 1조원(미화 6억5,000만 달러) 규모의 펀드 투자 약정을 체결했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블랙스톤은 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로 평가받는다. 이번 약정을 통해 삼성생명·화재는 블랙스톤이 운용하는 해외 부동산과 인프라, 사모펀드(PE) 투자를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삼성생명은 대체투자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오고 있다. 올해 6월 말 대체투자 자산은 약 28조3,000억원으로 지난 2018년 말 대비 50% 급증했다. 전체 운용자산 가운데 대체투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8년 8%에서 올해 6월 말 15%로 크게 늘었다.

한화생명도 해외 대체투자를 늘리고 있다. 지난달 자회사인 ‘DP Real Estate America LLC’(DP 리얼 에스테이트 아메리카 유한회사)에 2,113억원을 투입했다. 이 기업은 지난 6월 한화생명이 자본금 100억원 규모로 미국에 설립한 부동산 투자 자회사다.

보험사들의 대체 투자확대는 국내 시장의 한계 때문이다. 매년 떨어지는 출산율, 여전히 고금리 저축성 보험을 판매하는 영업 환경을 두고 국내 보험시장 위기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자산운용 역량 강화는 이 같은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최우선 과제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특히 지난 2020년 보험업법 개정안이 마련되면서 보험사 해외투자 한도가 일반계정은 30%에서 50%로, 특별계정은 20%에서 50%로 확대돼 해외 대체 투자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보험사의 해외 대체투자 규모는 87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9.3% 늘었다. 눈에 띄게 성장한 부분은 부동산 투자로 전체의 32.8%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도 보험사의 해외 대체투자는 직전년도 대비 12%나 늘었다. 해외 투자 성장 곡선은 우상향 중이지만, 여전히 이들이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7%에 불과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대체투자는 주식, 채권 등 전통적인 금융상품이 아닌 사모펀드, 헤지펀드, 부동산·인프라 등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며 “주식·채권 시장의 변동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아 효율적인 투자를 위한 수단으로 평가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내년 도입되는 IFRS17에 대응하기 위한 방편으로도 볼 수 있는데, 대체투자는 다른 투자자산 대비 만기가 길기 때문에 자산과 부채의 만기 차이를 좁히는데 효과적이다”며 “보험사들의 대체투자 자산의 만기는 보통 9~11년 정도인 것으로 파악되고 장기 국채와 만기가 비슷하면서 수익률은 더 높기 때문에 보험사 입장에선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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