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14일 고액·상습 세금 체납자 명단을 공개했다. 국세청 누리집과 세무서 게시판을 통해 공개한 1년 넘게 국세를 내지 않고 버티고 있는 사람들은 1만6,655명으로 개인 1만1,468명, 법인은 5,187개이다. 올해에는 공개기준이 과거 체납 국세 5억원 이상에서 3억원 이상으로 확대돼 대상자도 6.5배 늘어났다.

총 체납액은 무려 13조3,018억원으로 1인(업체)당 평균 8억원이다. 규모별 인원은 5억~10억 원이 1만4,278명으로 전체의 85.7%를 차지했다.

체납자 중에는 유명 연예인인 심형래와 신은경씨도 포함됐다. 체납액은 각각 7억9,600만원과 6억1,500만원이다. 방위산업 비리혐의를 받고 있는 이규태(66) 전 일광공영 대표도 무려 199억3,800만원의 세금을 내지 않았다.

▲ 사진 왼쪽부터 심형래, 신은경, 이규태 씨. ⓒ SR타임스
▲ 사진 왼쪽부터 심형래, 신은경, 이규태 씨. ⓒ SR타임스

올해 공개된 고액·상습 체납자 1위는 전 CNH케미칼 출자자인 박국태(50) 씨로 교통에너지환경세 등 1,223억원을 내지 않았다. 법인으로는 ㈜상일금속이 부가가치세 872억원을 납부하지 않아 1위를 기록했으며, 세월호 선사로 파산절차를 진행 중인 청해진해운이 법인세 53억1,200만원을 체납했다.

돈이 없어 세금을 내지 못하고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문제는 정반대로 초호화생활을 하면서도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세금을 내지 않고 도망 다니는 악성 체납자도 많다는 것. 친척 주소지에 주민등록을 신고하고 실제로는 가족과 함께 고급아파트에 거주한 김모 씨 가 대표적인 예이다.

십억 원대의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고 있다가 세무조사가 시작되자 제3자를 시켜 양도대금 수십억 원을 은행에서 찾아 숨겨놓았지만 국세청이 은행 CCTV를 통해 인출된 자금 이동경로를 파악해 친척 창고에서 5억원이 든 과자상자를 발견해 세금을 징수했다. 국세청은 그의 주거지에서 1억원 상당의 바쉐론 콘스탄틴, 피아제, 롤렉스 등 고급시계 6점과 에르메스 가방 등도 발견했다.

고의로 세금을 내지 않는 것은 최소한의 국민의 의무조차 저버리는 행위이며, 법인의 경우 1차적인 사회적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것. 따라서 국세청은 “고의적인 체납처분 회피행위에 철저하게 대응하겠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국민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제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고액 체납을 막으려면 국민의 신고에만 의지할 것이 아니라, 조세 당국의 보다 철저한 관리와 추적으로 “소득 있는 곳에 새금 있다”는 인식을 더욱 확고히 심어줄 필요가 있다. 세금만큼 공평해야 하는 것도 없기 때문이다.[SR타임스 김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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