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서 동학개미가 주역으로 떠오른 것처럼, 공모주 시장에서도 개인들의 존재감은 나날이 커져가고 있다. 지난해 2월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에는 청약 증거금 63조6,000억원이 유입됐고, 지난해 5월에 진행된 SK아이이테크놀로지 공모 청약에는 80조원이 넘는 청약 자금이 몰렸다. 지난 19일엔 LG에너지솔루션이 114조600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증거금 기록을 세웠다. 공모주 청약이 어느새 대중적인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 잡은 만큼 설 연휴 이후 증시에 입성할 기업들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 주>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지난 28일 현대엔지니어링은 오전 코스피가 1년 2개월 만에 장중 2,600선이 깨지는 등 시장 불안이 지속되자 남은 IPO 일정을 전면 취소한다고 공시했다. 설 연휴 이후인 오는 2월 3일 공모주 청약을 앞둔 상황이었다.

회사 측이 앞서 25일~26일 진행한 기관 대상 청약인 수요예측도 급락장의 유탄을 맞아 경쟁률이 수십 대 1에 그치며 부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모가를 희망 범위 하단인 5만7,900원보다 낮게 책정해야하는 등 수요예측 실패에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이 같은 결정은 증시 침체와 HDC현대산업개발의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의 유탄을 맞은 측면이 가장 크다. 여기에 상장 후 단숨에 시가총액이 100조원을 훌쩍 넘은 LG엔솔이 시장 수급에 일대 혼선을 야기한 부분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KBS뉴스화면 캡처
ⓒKBS뉴스화면 캡처

◆ 현대엔지니어링 IPO 철회…‘IPO 대어들’ 어쩌나

당장 상반기에 기업가치 2조원을 기대하는 원스토어를 비롯해 현대오일뱅크(기업가치 약 10조원)·컬리(약 5조원)·CJ올리브영(약 3조원)·SK쉴더스(약 3조원) 등이 공모에 나설 예정이었는데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숨고르기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SSG닷컴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도 올 하반기 상장을 계획했으나 신중한 입장을 보일 전망이다.

◆ 2월 공모주 일정, 중·소형 공모주 날아오를까?

국내 GA(기업형보험대리점) 기업 인카금융서비스가 지난 24일~25일 양일 간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1만8,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앞서 인카금융서비스는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공모가 희망밴드로 2만3,000원~2만7,000원을 제시한 바 있다. 인카금융서비스는 오는 2월 7일~8일 일반투자자 청약을 거쳐 같은 달 16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오는 2월 9일~10일엔 식물세포 플랫폼 기술기업 바이오에프디엔씨가 코스닥 시장 입성을 목표로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에 돌입한다. 바이오에프디엔씨는 식물세포 유래 기능성화장품, 코스메슈티컬, 식품 등 소재와 완제품을 개발하는 식물세포 기술 회사다. 이번 공모를 통해 299억원~377억원의 공모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총 공모주식수는 130만주이고 공모가 희망밴드는 2만3,000원~2만9,000원이다. 대표주관사는 DB금융투자가 맡았다.

IBKS스팩17호(2월 8일~9일), 한국스팩10호(2월 10일~11일) 등 2개 스팩(SPAC)도 청약에 나선다. 두 스팩의 공모규모는 각각 50억원, 90억원으로 소규모다. 스팩은 다른 기업과 합병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인수목적회사다. 합병할 회사를 찾게되면 주가가 크게 오르기도 하지만, 상장 후 3년 안에 합병할 회사를 찾지 못하면 공모가에 0.8~1.0% 수준의 이자를 더해 투자자에게 돌려주고 상장폐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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