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타임스 김소정 기자] 콜센터 근무자 10명 중 9명은 반말, 욕설, 성희롱 등 업무 중 언어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잡코리아는 27일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과 함께 콜센터 근무자 1128명을 대상으로 콜센터 근무환경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콜센터 근무자의 93.3%가 ‘근무 도중 언어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언어폭력을 한 상대방으로는 ‘고객’을 꼽는 응답이 85.4%로 압도적이었다. 직장 상사(10.1%)와 직장 동료(4.6%)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근무자들이 경험한 언어폭력에는 “야! 너!”와 같은 반말이 전체 응답의 59.3%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말 자르기, 내 말을 무시하고 자기 말만 하기를 경험했다는 응답도 58.2%에 달했다. 우격다짐, 막무가내 우기기(55.8%), 욕설 및 폭언(51.1%) 등도 콜센터 근무자의 절반 이상이 경험한 언어폭력으로 꼽혔다.

이어 고성(38.6%), 비하, 인격모독성 발언(38.5%), 말장난, 말꼬리 잡기(32.6%), 협박(17.6%), 음담패설 및 성희롱(16.4%)을 경험했다는 응답자도 적지 않았다. 기타 언어폭력으로는 술 주정, 상사 호출, 2~3시간 이상 전화 끊지 않고 버티기, 부모님 욕 등이 있었다.

하지만 이런 언어폭력에도 대다수의 콜센터 근무자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잡코리아-알바몬 설문조사에 응한 콜센터 근무자의 74.0%가 이러한 언어폭력에 노출되면 ‘참고 넘긴다’고 답해, 언어폭력을 행사하는 고객에게 대응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상사, 동료, 전담부서 등에 도움을 요청한다’는 응답은 17.5%, ‘맞대응’을 선택한 응답은 6.2%에 그쳤다.

특히 언어폭력 노출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에 대응하기 위한 상담, 교육 프로그램이 턱없이 부족해 콜센터 근로자의 스트레스 경감을 위한 장치를 마련해 두는 근무환경은 더욱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잡코리아·알바몬 공동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6.5%가 상담, 교육 프로그램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또한 ‘언어폭력상황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하며 진정할 수 있는가’란 질문에도 48.2%의 응답자가 ‘진정할 시간 없이 바로 다음 업무(콜)로 투입된다’고 답했다. ‘상사나 동료들이 진정할 수 있게끔 배려해 준다’는 응답은 36.3%였으며, 휴식을 위한 제도나 시설, 장치 등이 마련돼 있는 경우는 15.4%에 불과했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