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타500 소아암 어린이 완치 기원 행사에서 故최수부 회장 ⓒ 광동제약
▲ 비타500 소아암 어린이 완치 기원 행사에서 故최수부 회장 ⓒ 광동제약

 

비타민은 ‘밥’이 아니다. 주린 자에게는 비타민보다 당장 밥이 먼저다. 소년도 그랬다. 열두 살에 다니던 초등학교 4학년 그만두고 밥벌이에 나섰다. 차라리 고아라면. 소년에게는 병든 아버지와 형제 등 여덟 식구가 있었다.

소년의 그 시절은 언어로는 도저히 다가갈 수가 없다. 낙동 강변 모래밭에 참외를 심어 팔았다. 담배 장사와 엿 장사도 했다. 이런 죽은 언어 몇 개로 어찌 그 산더미 같은 아픔과 고단함, 눈물과 분노와 좌절의 순간순간들을 말할 수 있으랴. 그 이후의 또 고단한 시간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사람들은 말한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천만에. 낙이 아니라 대부분 골병 들고 죽는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절망하거나 포기해서는 안 된다. 절망은 현재의 자신이고, 포기는 미래의 자신을 말한다. 이를 위해서 소년은 고집을 놓지 않았다. 살아야 한다는 고집. 그래서 그는 살았다. 훗날 사람들은 그의 뚝심과 고집이 타고난 성(최씨)과 성격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하지만, 생존에서 터득한 것이기도 했다. 그게 없었다면 그는 진작 죽었다. 그의 가족들도.

▲ 광동제약과 선의라이온스클럽 의료봉사단이 필리핀 현지 주민을 무료진료하고 있다. ⓒ 광동제약
▲ 광동제약과 선의라이온스클럽 의료봉사단이 필리핀 현지 주민을 무료진료하고 있다. ⓒ 광동제약

그 고집으로 그는 험난한 소년시절을 건넜고, 제약회사 외판원의 청년시절을 지나 자기 세상을 만들었다. 그는 자신의 고집을 믿었고, 그 고집으로 만든 약으로 세상에 우뚝 섰다. 그에게 기회란 ‘제 발로 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드는 것’이고, ‘어떤 곳에도 반드시 있는 것’이다. 그러니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아도 되고, 누가 무엇을 하든 뭐라고 하든 여기저기 기웃거리지 않아도 된다.

그는 말했다. “나는 내 고집이 좋다”고. 성공한 사람의 자랑이 아니다. 그에게 고집은 아무리 힘들고 괴로워도 포기하지 말자는 것이다. 어린 시절, 그가 고집 속에 담은 것이 또 하나 있다. 자신처럼 가난하고 아픈 아이들을 잊지 말자. 물론 그들은 자기처럼 고집을 가지지 못했다. 인생의 기회, 성공의 기회는 물론 어려운 상황을 버티고 견뎌내서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찾아온다. 그렇다고 그것이 부족한 사람은 모두 죽어야 하는가.

그는 최인호 소설 ‘상도’의 주인공 임상옥을 떠올렸다. 장사꾼은 신용을 잃으면 모든 걸 잃는다. 팔 다리가 부러지더라도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 어쩌면 이런 원칙을 가진 내 몸에 그와 비슷한 피가 흐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의 삶에는 일찍 고집이 또하나 생겼다. 하루에 한 끼를 먹기도 어려웠던 소년시절을 잊지 않고 사는 것이었다. 주머니의 마지막 동전 한 닢까지 다 털어서라도 60년 전, 50년 전 길거리에서, 시장에서, 들판에서 만난 자기와 같은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겠다.

▲ 광동제약 임직원 및 가족들이 소외이웃들에게 전달할 연탄을 나르고 있다. ⓒ 광동제약
▲ 광동제약 임직원 및 가족들이 소외이웃들에게 전달할 연탄을 나르고 있다. ⓒ 광동제약

먼저 아이들 생명부터 살리자. 그래서 시작한 것이 심장병 어린이 돕기였고, 소아암 어린이 수술 돕기였다. 그 다음은 배고픈 아이들. 그것으로 ‘고집’이 풀릴 리가 없다. 그 옛날 자기처럼 돈이 없어 학교를 못 다니는 아이들이 눈에 밟힌다. 내친김에 아예 문화재단을 만들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자. 추위에 떠는 아이들과 노인들을 위해 집도 지어주고, 연탄도 나눠주자.

여전히 그의 주머니에는 동전이 많았고, 그의 고집으로 성공시킨 비타민 음료로 더 많은 동전이 쌓였다. 그러나 그도 시간만은 맘대로 고집할 수는 없었기에, 3년 전 갑자기 세상을 떠났고, 이제 그는 사람들 사이에 ‘전설’이 됐다.

그러나 그 ‘고집’만은 전설로 남아있기를 거부하면서, 후손들에 의해 살아 숨쉬고, 더 단단해지고 있다. 지금까지 모두 500여명의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들이 생명을 건졌고, 소아암 어린이 환자들을 위해 헌혈을 하고, 그들과 함께 치유여행(힐링 로드)도 떠나고 있다.

그의 호를 딴 가산문화재단도 더욱 커지고 있다. 2008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해 510여 명에게 장학금을 주었으며, 지난 3월에도 고교생 65명이 9700여만원을 받았다. 4월에는 경기도 이천시에서 집수리 봉사활동도 있었다. 불우가정 및 독거노인에게 연탄과 라면 배달도 계속되고 있다. 비타민D가 결핍되기 쉬운 장애인, 어르신에게는 주사제도 투여해 주고, 대지진 참사로 질병에 걸린 네팔 국민들을 위해서는 의약품을 보냈다.

이렇게 그의 고집은 끝없이, 그리고 가장 필요한 때, 필요한 곳에 필요한 것으로 이어지고, 나아가고 있다. 마치 그의 인생처럼, 그가 고집스럽게 개발해 성공한 비타민 음료처럼. 광동제약 창업자인 가산 최수부 회장인 그가 광고에 나와 스스로 말한 ‘최씨 고집 50년’은 앞으로도 우리가 사는 세상을 더 따뜻하게 만들 것이다. 그의 ‘비타민 인생’은 끝나지 않았다. <이대현 주필ㆍ국민대 겸임교수ㆍ前 한국일보 논설위원>

▲ 비타500과 함께하는 생명나눔 힐링로드 ⓒ 광동제약
▲ 비타500과 함께하는 생명나눔 힐링로드 ⓒ 광동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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