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가 비리와 부정, 편법으로 시작부터 얼룩지고 있다.

국민의당의 박선숙 김수민 의원이 총선 홍보비 뒷돈 의혹으로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의 서영교 의원은 ‘가족 채용’과 보좌진 급여 유용으로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다. 새누리당이라고 어찌 예외겠는가. 보좌진의 월급 빼돌려 정치자금으로 쓴 이군현 의원에 이어 박인숙 의원의 5촌 조카와 동서 등 친·인척의 보좌진 채용이 드러났다.

이를 보는 국민들의 마음 참담하기만 하다. 당선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당선되고 나면 보좌관 채용을 식구들의 취직자리로 이용하고, 보좌관 월급을 자기 돈처럼 갈취하는 악습이 20대 국회에도 여전하다. 국민을 위한 당, 양심을 지키는 당이란 말이 헛소리다. 의원들의 양심과 책임감이 이러니 국민들이 뭘 기대하겠는가.

홍보비 파동의 책임을 지고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민주당도 서영교 의원의 징계와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보좌진 가족 채용을 ‘강건너 불구경 하던 새누리당도 박인숙 의원 건이 터지자 29일 부랴부랴 의원들에게 친인척 보좌진 채용 금지와 보좌진 허위 임용 및 급여 유용 금지 결정을 알리면서 이러한 비정상적인 관행이 드러날 경우 당 차원의 강력한 징계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같은 반성과 약속, 다짐을 곧이곧대로 믿을 국민은 없다. 늘 그래왔듯이 소나기만 피하고 보자는 속셈으로 밖에 비춰지지 않는다. 언제는 이렇게 하지 않았나. 모르면 그냥 지나가고 들키면 발뺌하다 여론에 밀려 사과하고, 형식에 불과한 당직이나 내놓고. 어물쩡정 넘어가기의 반복일 뿐이다. 정말 뼈를 깎는 반성으로 의원을 그만두거나, 당 지도부가 강력하게 징계하는 모습을 국민들은 본적이 거의 없다. 서영교 의원의 경우, 그런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공천까지 준 게 바로 지금의 당 지도부다.

20대 국회도 시작하면서 ‘국민신뢰와 봉사’라는 구호를 어김없이 외쳤다. 특권을 내려놓고 국민과 사회에 봉사하는 자세를 가지자고 떠들었다. 그러나 역시 말뿐이었고, 당의 지지도, 내년 대선의 승리를 위한 고언형색임이 금방 드러났다. 특권을 내려놓는 것은 고사하고, 편법으로 온갖 사욕을 채우는데 급급한 모습이다.

우리나라에서 국회의원보다 더한 ‘철밥통’도 없다. 일단 당선되면 선거비리 말고는 4년 동안 좀처럼 자리를 빼앗기지 않는다. 비리를 저질러도 이리저리 미루고, 피해 다니면서 재판을 질질 끌어 4년 임기를 다 채운다. 검찰도 의원이란 신분 때문에 함부로 못한다. 당에서는 의석수가 아까워 여론이 난리를 치지 않는 이상 함부로 내치지도 않는다. 의정 활동에서 낙제점을 받고, 지역구 활동에 태만해 지지도가 땅에 떨어져도 아무 문제가 없다.

이러니 어느 국회의원이 국민을 무서워하고, 당 지도부를 무서워하고, 법을 무서워하겠는가. 정말 ‘국민소환제’라도 도입해야 한다. 유권자들이 직접 불러 이들을 벌하고, 국회에서 쫓아내야 한다. 그래야 선거 때만 잠시 유권자를 무서워하는 국회의원도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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