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긴자점 8층 ‘긴자프렌즈’ 매장에서 벨리곰 상품을 소개하는 모습. ⓒ롯데면세점
▲동경긴자점 8층 ‘긴자프렌즈’ 매장에서 벨리곰 상품을 소개하는 모습. ⓒ롯데면세점

[SRT(에스알 타임스) 최나리 기자] 유통업계가 국내 고유 자체 캐릭터를 발굴하며 IP(지적재산권) 사업 힘주기에 한창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벨리곰, 신세계그룹 푸빌라와 친구들, 현대백화점그룹 흰디 등 대표 캐릭터를 내세워 신사업 미래 먹거리로 영역을 키우고 있다. 

더욱이 실적 창출이 가시화되면서 캐릭터 마케팅과 다양한 굿즈 개발은 물론, 게임 출시, 업계 협업 등 활용 분야도 늘어나는 추세다. 여기에 기존 해외 캐릭터 사업에 의존했던 유통업계가 자체 개발 캐릭터로 승부수를 걸면서 K콘텐츠의 인기에도 한몫하는 모양새다.

◆롯데홈쇼핑이 탄생시킨 벨리곰, 다양한 활동에 게임 출시도 앞둬

롯데그룹에서 전사적으로 부각하는 핑크빛 곰 캐릭터 ‘벨리곰’은 롯데홈쇼핑 사내 벤처 프로젝트를 통해 탄생한 캐릭터다. 앞서 롯데홈쇼핑은 영업·마케팅·ESG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임직원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며 혁신경영을 강화해 오고 있다. 이에 벨리곰은 입사 2년차 직원의 제안으로 시작돼 170만 팬덤을 보유한 글로벌 캐릭터도 거듭났다.

롯데홈쇼핑에 따르면, 벨리곰은 2022년 이후 브랜드 협업, 굿즈 판매 등으로 발생한 누적매출은 200억 원을 넘어섰으며, 올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20% 이상 신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롯데그룹 내 벨리곰의 활동 영역은 다채롭다. 굿즈 개발은 기본이고 지난해 4월 롯데월드타워 월드파크에서 진행된 ‘어메이징 벨리곰 해피 B-DAY’ 전시, 올해 2월 홍대 셀프포토 스튜디오 ‘인생네컷’과 함께 팝업스토어 등 핫플레이스로 눈도장을 찍는가 하면, 코레일과 벨리곰IP 활용 관광 캠페인 공동 진행, 롯데자이언츠 야구단 시구 및 영상 제작, 홈쇼핑 쇼호스트 역할까지 다재다능한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롯데면세점과의 협업으로 해외에도 공식 진출했다. 이달 3일 롯데면세점은 일본 동경긴자점 8층 1차 재단장을 마치고 캐릭터 전문 매장 ‘긴자프렌즈’를 열면서, 롯데그룹 콘텐츠 사업의 핵심 캐릭터인 벨리곰을 일본 면세채널에 처음으로 소개하며 해외판로 개척에 나섰다.

또한, 롯데홈쇼핑은 벨리곰 캐릭터를 활용한 게임 ‘벨리곰 매치랜드’ 출시도 앞뒀다. 롯데홈쇼핑은 롯데그룹이 추진 중인 콘텐츠 비즈니스의 핵심 IP인 벨리곰을 활용한 라이선스 사업을 확대하고자 유통사 최초로 캐릭터 IP를 활용해 게임 시장에 진출하고, 롯데월드 어드벤처에 벨리곰 체험형 복합 매장을 연내 오픈하는 등 IP 경쟁력 강화에 주력한다. 이달 영국에서 1차 게임 출시를 시작으로 태국, 인도네시아에서 잇달아 공개한 후 오는 9월 국내 시장에 정식 론칭할 계획이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벨리곰 인기에 힘입어 최근엔 ‘친구들’ 캐릭터가 개발돼 일본에서 일부 선공개됐다”며 “국내에도 ‘벨리곰과 친구들’ 캐릭터를 적용한 콘텐츠를 순차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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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빌라와 친구들 여름 캠페인. ⓒ신세계백화점

◆신세계 푸빌라와 친구들, 한편의 동화처럼 친근한 매력 어필

신세계백화점 자체 캐릭터 ‘푸빌라와 친구들’은 지난 2017년 첫 등장했다. 꼬띠힐즈(KOTI Hills)에 살고 있는 겨울나라 캐릭터 콘셉트로 주로 크리스마스 시즌 이벤트 협업을 이어왔다가 2020년부터는 여름 바캉스 시즌에도 모습을 드러내면서 사계절로 점차 표출 영역을 확장해 나갔다.

이들은 찹살떡을 닮은 흰곰처럼 보이지만 솜인형인 메인 캐릭터 푸빌라를 필두로 붉은 털 여우를 닮아 핀란드어로 여우를 뜻하는 이름을 가진 깨또, 미국 너구리 후트, 스페인어로 작다는 의미를 담은 다람쥐 포코까지 4명의 캐릭터로 구성됐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2022년 푸빌라와 친구들을 활용해 NFT(대체불가토큰)를 공개한 지 1초 만에 1만 개가 모두 판매되는 등으로 국내 NFT 프로젝트 중 최다 홀더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프랑스 패션 브랜드 이로(IRO)와 컬래버레이션한 상품을 단독으로 공개하거나 푸빌라 세계관을 담은 팝업 운영, 최근에는 SSG랜더스 야구단의 굿즈에도 활용되는 등 다방면으로 관련 사업을 공고히 하는 중이다.

▲‘흰디와 젤리씨앗단’ 젤리. ⓒ현대백화점그룹
▲‘흰디와 젤리씨앗단’ 젤리. ⓒ현대백화점그룹

◆현대백화점 흰디, CU 편의점 속으로… 사업 영역 확대

현대백화점 자체 캐릭터인 ‘흰디’는 고객들과 ‘순간의 행복을 기억하자’는 메시지를 나누기 위해 흰색 강아지를 모티브로 2019년 처음 선보였다. 

현대백화점은 흰디 공개 후 굿즈와 다양한 온‧오프라인 테마 행사에 활용해 왔는데, 특히 지난해 행복이라는 일관된 캐릭터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노출해 브랜드 이미지 강화 및 고객과의 소통 확대에 주력했다.

더현대 서울을 비롯한 주요 점포에 높이 15m 초대형 흰디를 설치해 이색 포토존을 마련하는가 하면 유명 작가들이 참여해 행복을 주제로 흰디 세계관을 소개하는 일러스트 전시를 펼치기도 했다. 더불어 지난해 12월 오픈한 더현대 프레젠트에서는 흰디 디자인을 적용한 인형, 키링, 텀블러, 티셔츠 등 굿즈를 만나볼 수 있다.

무엇보다 지난달에는 BGF리테일과 손잡고 흰디로 디자인된 ‘흰디와 젤리씨앗단’ 젤리를 출시했다. 이는 흰디가 백화점의 공간을 벗어나 외부 유통채널에 진출하는 첫 사례다. 현대백화점은 이번 협업을 계기로 캐릭터를 활용한 자체 IP 사업의 보폭을 넓혀가겠다는 목표다.

신제품 젤리는 더현대 서울 5층에 위치한 자체 기념품 편집숍 더현대 프레젠트 매장과 전국 CU 편의점에서 구입할 수 있고, 흰디가 젤리 모양의 젤핑, 젤뽀, 젤봉 3명의 친구들을 만나 행복을 수집하기 위한 모험을 떠난다는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자체 캐릭터를 직접 개발하고 라이선싱 사업을 전개하고 있기에 다양한 상품 개발과 외부 협업이 가능하다”며 “추후 흰디 IP 기반의 2차 저작물을 더욱 다채롭게 선보일 수 있도록 관련 기관 및 스타트업과 적극적으로 협업해 더 많은 고객이 흰디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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