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화면 캡쳐
▲ⓒ방송화면 캡쳐

- 20일 환갑 앞두고 코로나로 이역만리서 별세...영화계 충격과 슬픔

 

[SR(에스알)타임스 류재정 기자] '한국 영화계 거장'  김기덕(60) 감독이 라트비아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사망해 한국 영화계가 큰 충격에 빠졌다. 

김 감독이 최근 2년 사이 여배우 성폭행 미투 등 치명적 구설에 오르긴 했으나 그만의 작품세계로 한국 영화를 빛낸 영화계 거장인 만큼 갑작스런 비보에 충격과 슬픔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타스 통신은 발트 지역 매체 델피(Delfi)를 인용해 "한국의 유명한 영화 감독 김기덕이 이날 새벽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기덕 감독은 지난달 20일 라트비아에 도착했으나 지난 5일부터 연락이 두절됐다. 이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현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합병증으로 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기덕 감독 가족들도 갑작스런 비보에 큰 충격에 빠졌다. 장례에 관해서는 아직 정리 중이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현지시간 11일 새벽 우리 국민 50대 남성 1명이 코로나19로 병원 진료 중 사망한 것을 확인했다. 주 라트비아대사관은 우리 국민의 사망 사실을 접수한 후 현지 병원을 통해 관련 경위를 확인했다"며 "개인정보는 구체적으로 확인해줄 수 없는 점 양해 부탁드린다. 현재 국내 유족을 접촉해 현지 조치 진행 사항을 통보하고 장례 절차를 지원하는 등 영사 조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외신에 따르면 김 감독은 라트비아에 집을 매입하고 거주 허가를 받을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김 감독 사망 관련, 주라트비아대사관 한국인 사망 시신을 접수했다는 것 외에 구체적인 언급은 조심스러워했다.

전양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SNS에 "키르기스스탄의 평론가 굴바라 톨로무쇼바로부터 카자흐스탄에서 라트비아로 이주해서 활동하던 김기덕 감독이 자신의 환갑일 12월 20일을 불과 한 주 앞두고 코로나19로 타계했다는 충격적인 비보를 들었다"며 "발트 병원에 입원한지 이틀만인 오늘 사망했다고 한다. 한국 영화계에 채울 수 없는 크나큰 손실이자 슬픔이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애도했다.

김기덕 감독은 지난 1995년 영화 '악어'로 데뷔 후 '섬', '나쁜 남자', '해안선', '사마리아', '빈 집', '활', '시간', '피에타', '뫼비우스', '일대일', '그물' 등을 연출했다. 

김기덕 감독은 세계 3대 영화제 칸, 베니스, 베를린에서 본상을 모두 받은 유일한 한국 감독이다. 2004년 '사마리아'로 제5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아리랑'으로 제64회 칸국제영호제 주목할 만한 시선상을, 2012년 '피에타'로 제69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해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쳤다.

하지만 2018년 미투 논란이 불거지자 국내 활동을 모두 중단하고 해외에서 머물며 활동을 이어갔다.  지난해 제41회 모스크바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을 역임했고 올해도 카자흐스탄에서 새 영화 '디졸브'를 찍는 등 활발하게 활동해 왔으나 코로나19로 이역만리에서 운명을 달리하게 되어 영화계는 안타까움과 충격에 휩싸였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