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물류회사 도약 무산···‘오너부재’ 한계

▲ ⓒ이재현 CJ그룹 회장
 
[SR타임스 이행종 기자] 글로벌 물류기업을 꿈꿔왔던 CJ그룹 계열사 CJ대한통운이 APL로지스틱스 인수에 실패했다.
 
23일 CJ그룹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싱가포르 소재 글로벌 물류회사인 APL로지스틱스 인수에 실패했다. 하지만 CJ대한통운 관계자는 “APL로지스틱스 인수가 무산됐지만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계획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번 입찰에는 CJ대한통운을 비롯해 미국·일본 물류기업 각 1곳, 글로벌 사모펀드 KKR 등 총 4곳이 참가했으며, 일본 킨테츠월드익스프레스(KWE)가 최종 인수자로 선정됐다.
 
APL로지스틱스 인수 실패에 대해 CJ그룹이 오너부재 상황에서 비상경영 체제로 운영되고 있지만 1조원이 넘는 인수전에서는 오너만큼 적극적으로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최고가 입찰 방식으로 진행된 APL로지스틱스 인수전은 그룹의 과감한 지원이 필요했지만 CJ대한통운이 적극적인 베팅에 나서지 못해 인수에 실패했다고 보고 있다. 이 회장의 부재가 안타깝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는 부분이다.
 
2000년 설립된 APL로지스틱스는 60개국에 진출한 글로벌 물류회사다. 전세계 60개국에 110개의 지사와 5600여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2013년 기준 연 매출은 약 1조3000억원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자동차, 내구 소비재, 가전, 포장화물, 소매물류, 의류, 신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북미와 아시아 지역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고 미국 시장 매출비중이 높아 인수 시 북미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것은 물론 CJ대한통운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에 적절한 기업이었다.
 
하지만 이번 인수전 실패로 오너 부재 3년이 돼 가는 CJ가 향후 기업 경영에 있어서도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지난 1월 경제계 신년 인사회에서 “물류기업 M&A를 추진하겠다”고 밝힐 만큼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 왔지만 이번 입찰에서 고배를 마셔야 했다.
 
KDB대우증권 류제현 연구원은 “CJ대한통운은 다소 소극적으로 본입찰에 참여했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라며 “앞으로 중국과 미주 지역 시장 진출에 대한 구체적인 성장 계획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최종 인수자로 선정된 KWE는 2013년 연매출 2조7000억원을 기록했으며 이번 입찰에서 1조3500억원 가량의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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