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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생이면서 동생 아닌

■ 천하오취안 외 지음 | 김혜준 옮김 | 문학/중국소설 | 지식을만드는지식  펴냄 | 406쪽 | 28,000원

 

[SR(에스알)타임스 장의식 기자] 캐나다에 거주하는 화인들의 단편 16편을 모았다. 이 책은 캐나다를 지금의 모습으로 일구어 낸 이주민의 시선, 그중에서도 특히 오랜 기간 그곳에 거주한 화인들의 시각을 제공한다.

‘화인(華人)’이라는 용어는 일반적으로 중국 대륙·타이완·홍콩·마카오 이외의 지역에 거주하는 중국계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이 말은 여러 가지 이유로 중국 권역 이외의 지역에서 장기간 거주하는 중국계 사람들을 모두 아우르는 말로 쓰인다.

캐나다 화인은 18세기 후반부터 캐나다에 이주하기 시작했고, 19세기 중엽 이후 노동 시장에서 경쟁이 격화되는 등의 원인으로 현지인들의 화인에 대한 반감이 고조되면서 갖가지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2차 대전에 캐나다 화인이 기여한 것이 인정받으면서 상황은 다소 개선되기 시작했고, 이민자 역시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 책은 캐나다를 지금의 모습으로 일구어 낸 이주민의 시선, 그중에서도 특히 오랜 기간 캐나다에 거주한 중국계 사람들−화인들의 시각을 제공한다.

책에는 캐나다에 거주하는 화인들의 단편을 16편 모았으며 작품은 ≪단풍 비와 함께 걷는 길≫(2009)에 수록된 다수 작품을 위주로 하면서 그 밖의 일부 작품을 추가했다.

캐나다 화인 작가 천하오취안과 부산대 중어중문학과 교수 김혜준이 협의하여 선정했는데, 캐나다 화인의 삶을 직접 드러내 주는 작품을 우선 선택하되 여성과 남성, 청년과 중장년, 신진 작가와 원로 작가 등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이 균형을 이루도록 노력했다.

중국어로 된 원문이 어른 손바닥으로도 가려질 만큼 짧은 분량의, 이른바 마이크로 픽션, 초단편소설 <남편 잃은 여자>, 캐나다의 산속에서 길을 잃은 화자가 홀로 죽음을 맞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삶과 죽음에 대해 성찰하는 것을 시적인 정서로 표현한 <영원한 비밀>이다.

또 노년에 캐나다로 이주한 후 캐나다 정부에서 지급하는 생활 보조금을 받기 위해 전 재산을 아들에게 맡긴 어느 노부부의 이야기 <우리 아들은 여느 집 자식과는 달라>, 밴쿠버에 거주하고 있는 화자가 자신이 살고 있는 현대 서양의 현실 속에 고대 중국 소설의 인물이 출현한 것 같은 환상 내지 상상을 소재로 한 이야기 <벽난로 옆의 기이한 이야기>가 있다.

이 외에 꿈을 찾아 중국 대륙에서 캐나다로 온 세 젊은이의 엇갈린 사랑과 생활에 관한 이야기 <선택>, 캐나다 이민 후 임대업을 하게 된 한 화인 부부의 건물에 세 들어 살던 에드워드 슈미트라는 백인 남성의 말년 모습을 담고 있는 <자동차 판매왕 에드워드 슈미트 씨>, 캐나다 군 소속으로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되어 전사한 한 백인 젊은이의 짧은 일생과 그의 유가족에 관한 이야기 <누가 종을 울리나> 등 다양한 작품이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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