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주도 성장론으로 실험적인 경제정책이 시행된지 1년이 지났는데 경제지표들은 '최악' '최저'로 곤두박질치면서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4월 취업자수가 2686만명으로 1년전보다 12만 3000명 늘었다고 발표했다. 2월과 3월에 이어 3개월연속으로 '10만명대 증가'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8월~2010년 2월이후 처음이다.

정부가 목표치이자 고용안정의 마지노선으로 여기는 30만명의 3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는데도 기획재정부는 일시적인 요인이 크다며 "다음달 부터 나아질 것"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참 기가 막힌 일이다. 아직도 청와대는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는 악영향을 안 주고 있다고 강변하고 있고, 발표되는 고용지표들은 사실과 괴리를 보이고 있는데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실업률은 지난 2017년 4.1%에서 2018년 3월에는 4.5%로 치솟고, 임시직 근로자 수는 2017년 1분기 480만 7000명에서 2018년 1분기 468만3000명으로 줄었다. 또 도소매, 숙박, 음식점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수는 2017년 1분기 609만 8000명에서 2018년 1분기 600만명으로 줄었다. 이게 '일자리 정부'인가 묻고 싶다.

어제(16일) 김동연 경제부총리는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고용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견해를 표명했다. 3개월 연속 취업자 증가폭이 10만명대에 그치자 그동안 줄곧 최저임금에 대해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다가 이제서야 급선회한 것이다.

하지만 시간당 최저임금이 지난해 6470원에서 올해 7530원으로 16.4% 인상된 것이 고용이나 임금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까지 설명하지는 않았다.

그는 "최근 2∼3월 고용부진을 최저임금의 인상 영향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기저효과, 조선과 자동차 업종 등의 구조조정에 기인한 것"이라고까지 했었다.(4월 16일 제5차 경제관계 장관회의)

통계수치가 이런데도 청와대는 여전히 억지 주장을 펴고 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악영향을 준다는 의견에 관해 "지난 3월까지 고용 통계를 가지고 여러 연구원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일부 식음료 분야 등을 제외하면 총량으로 봐도 그렇고, 제조업 분야 등에서 고용감소 효과가 없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결론"이라고 밝히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의 역설'이 고용 통계가 나올때마다 숫자로 확인시켜 주고 있음에도 경제정책 '컨트롤타워'와 청와대의 시각은 엇갈리고 있다. 이를 국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얼마전에는 3월 제조업가동율이 9년만의 최저인 70.3%로 내려갔다는 발표도 있었다. 세계경제는 호황을 구가하고 있는데 한국경제만 후퇴하면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는 것 같아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닐수 없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10일 임기 첫날 '1호 업무지시'로 일자리위원회 구성을 지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고용 상황은 개선은 커녕 갈수록 악화일로에 있다. 지난 3월 국내 실업자 수는 125만 7000명으로 2000년이후 최대치로 치솟았다. 청년실업률 또한 2년만에 가장 높은 11.6%였다.

보도에 따르면 민간경제연구원장 등 10명의 경제전문가들이 문재인정부 1년 동안의 성과를 100점만점에 64.5점이라고 평가했다. 낙제는 간신히 면했지만 문 대통령의 지지율에 훨씬 못 미치는 평가점수다.

전문가들은 "제대로 된 일자리는 기업이 만들어야 한다"고 주창하고 있다. 예산이 많이 투입되는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충사업은 속도를 내고 있지만 금융산업과 서비스업을 키워 근본적인 일자리를 만드는 방안은 뒷전이다.

현장에서는 구조조정 충격과 최저임금 인상 등 정책 악재가 일자리 한파를 예상보다 더 길어지게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한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은 지표를 통해 확인된 사실이라는 것을 경제컨트롤 타워와 청와대는 빨리 깨닫기 바란다.

아직 4년이란 긴 여정이 남아있다. 잘못된 정책은 빨리 폐기해야 한다. 언제까지 교과서에도 없는 경제정책으로 국민을 실험할 것인가? 잘못 꿴 단추는 처음 바로 잡지않으면 결국 다시 풀고 꿰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SR(에스알)타임스 SR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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