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한파에도 불구하고 수백 명이 몰려 강력한 항의를 벌인 곳은 세종시 .ⓒ서중권 기자
▲지난달 한파에도 불구하고 수백 명이 몰려 강력한 항의를 벌인 곳은 세종시 .ⓒ서중권 기자

사전점검 시 숱한 하자 발견…“너라면 살고싶나” 원성

143세대 긴급 입주 희망…이달 말 세대별 입주 지원

최 시장, “임시사용승인 등 행정지원 아끼지 않을 것”

[SRT(에스알 타임스) 서중권 기자] "아파트 하자 8만 건’, “너라면 살고 싶나.”

세종시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의 ‘원성’이 쏟아진 지난달 22일 세종시 ‘세종 리첸시아 파밀리아’ 건설 현장에서 겨울 한파에도 불구하고 수백 명이 몰려 강한 항의를 벌였다.

세종 신도시(행정중심복합도시) 6생활권에 위치한 해당 단지는 H2·H3블록으로 나뉘어 H2블록 770가구, H3블록 580가구 등 총 1,350가구의 대단지로 구성됐다. 분양 당시 평균 190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지난달 말 사용승인을 앞두고 최근 진행된 입주예정자 단지 사전점검에서 각종 하자 문제가 불거졌다.

▲입주예정자들이  “너라면 살고 싶나”라는 현수막을 들고 분노하고 있다.   ⓒ서중권 기자
▲입주예정자들이  “너라면 살고 싶나”라는 현수막을 들고 분노하고 있다.   ⓒ서중권 기자

아파트 하자 건수는 상상을 초월한 8만 건(당시)으로, 현재 하자 건수가 10만 건을 웃돌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화장실 변기에 오물이 가득했다. 화장실 하수구에서 인분까지 발견돼 입주예정자들이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따라 사용승인은 불허됐으며, 현재 하자보수 등을 위해 입주예장자들과 시공사들과 협의 중에 있다.

이 같은 시점에서 세종시는 시급하게 입주가 필요한 143세대에 대한 원활한 입주를 지원하기 위해 세대별 임시사용승인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시는 6일 “3월 새학기 개학 전 이사와 자녀 취학, 세입자 간 계약, 긴급 주거 필요 등 입주를 희망하는 세대도 적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지난 3~4일 시행사 측이 추가로 실시한 사전방문에는 총 260여 세대가 참여해 개별 세대에 대한 현장 점검을 진행, 2월 중 입주 의향을 밝힌 세대는 총 143세대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시행사는 감리자의 확인을 거쳐 입주를 희망하는 세대에 대한 임시사용승인 관련 신청서 및 관계 서류를 제출할 예정이다. 시는 관계 법령 검토 및 유관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이달 말 사전 입주가 가능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최민호 시장의 주재로 진행된 간담회에는 입주예정자 비상대책위원회 임원, 시공사 및 감리단의 책임자 등이 참석했다.  ⓒ세종시
▲최민호 시장의 주재로 진행된 간담회에는 입주예정자 비상대책위원회 임원, 시공사 및 감리단의 책임자 등이 참석했다.  ⓒ세종시

또한, 시는 지난달 29일 시공사와 입주예정자 간의 분쟁 중재 및 대안 마련을 위해 긴급간담회를 추진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최민호 세종시장의 주재로 진행된 간담회에는 입주예정자 비상대책위원회 임원, 시공사 및 감리단의 책임자 등이 직접 참석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는 입주 희망 세대에 대한 입주지원 방안, 화재 발생 동에 대한 보수 방안, 당사자 간 협의사항 등이 진지하게 논의됐다.

최 시장은 “입주 지연으로 힘들어하는 시민들의 고통을 통감한다”면서 “하루빨리 시공사와 입주예정자의 협의가 완료되어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입주가 이뤄질 수 있도록 임시사용승인 등 시 차원의 행정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단지는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달 5일부터 7일까지 사전점검을 강행, 입주예정자의 반발을 산 바 있다.

▲한 입주예정자가 하자를 열거하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서중권 기자
▲한 입주예정자가 하자를 열거하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서중권 기자

당시 입주예정자 상당수는 타일 깨짐을 비롯해 화장실 인분 등 공사가 진행돼다만 채 곳곳에서 발견됐다. 이 같은 부실과 하자 등 흔적들을 온라인커뮤니티에 공개하며 일파만파로 번졌다.

입주예정자들은 "무단 설계변경, 누수, 균열 등 수만 건이 넘는 세대 하자가 발생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지난달 22일 세종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반발하기도 했다. 특히 입주예정자들은 사용승인을 내줘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내고 강력하게 반발해왔다.

시는 앞서 지난해 12월 이 아파트 사업 주체에 대해 각각 2,0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행정처분을 내린 바 있다.

부실시공 문제는 이곳만이 아니다. 입주 후 2년이 지난 집현동 GS건설 자이아파트에서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6일 세종시 주택과장(왼쪽)과 한 입주예정자가 설전을 벌이고 있는 모습. ⓒ서중권 기자
▲6일 세종시 주택과장(왼쪽)과 한 입주예정자가 설전을 벌이고 있는 모습. ⓒ서중권 기자

입주자 관계자는 이날 시행사이자 시공사인 GS건설이 입주 2년이 지나도 하자를 처리해주지 않고 있어 입주민들의 불편이 매우 심각하다는 불만을 터트렸다는 것이다.

세종시 신도시 건설 이후 유례없는 공동주택 부실시공을 놓고, 입주민과 시행사 간 첨예한 마찰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세종시의 행정이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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