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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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안정기 진입 성공하려면 평균 3.2년 걸려

[SRT(에스알 타임스) 한시은 기자] 주요국에서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이 상당기간 지속됨에 따라 통화정책 피벗(pivot, 기조전환)의 시점과 금리 조정폭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국내외에서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성급한 통화 정책을 펼치기에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전날 BOK이슈노트 ‘물가안정기로의 전환 사례 분석 및 시사점’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기대인플레이션으로 추정한 결과, 국민의 물가 관심이 낮아지는 임계치는 인플레이션이 2.0% 이하여야 한다”며 “물가 안정기로 진입 성공 사례를 보면 평균 3.2년이 걸렸다”고 했다.

한은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물가안정기로의 진입에 실패한 사례들은 공통점이 있었다. 가격조정 모멘텀이 상존함에도 큰 폭의 인플레이션 충격 이후 기술적으로 따라오는 기저효과를 물가안정기로의 진입으로 오인(마지막 단계 리스크에 대한 부주의)하면서 정책당국이 성급하게 완화기조로 전환한 사례가 다수였다.

‘마지막 단계 리스크’란 가격조정 모멘텀과 인플레이션 재발 위험이 상존하는 가운데 기저효과로 인플레이션은 안정돼 보이는 상황(Schnabel 2023 등)을 뜻한다.

반면 성공 사례를 보면 통화긴축이 상당기간 일관되게 시행되었을 뿐만 아니라, 금융·외환·실물 등 거시경제 안정을 위한 정책적 노력도 병행되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유가충격 외에는 추가적인 공급충격이 없었던 행운도 일부 작용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점차 인플레이션 지표가 낮아지는 모습이나 물가안정기 진입과 관련된 마지막 단계 리스크는 잔존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인플레이션 기대 및 품목별 분포를 보면 아직 가격조정 모멘텀이 남아있는 데다 비용충격이 추가로 발생할 여지도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한은은 진단했다.

한은은 “일부 물가지표의 일시적 긍정 신호(head fake)에 과도한 의미를 두지 않도록, 다양한 지표들의 추세적 움직임을 인내심을 갖고 종합적으로 분석·판단하는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한은은 “과거에 비해 우리 경제의 복원력 및 정책역량이 강화됐으며, 통화정책도 통화량 중심 체계에서 금리 중심 체계로의 전환되는 등 통화정책의 파급 방식이 과거와는 달라졌을 가능성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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