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필승전략이 없으면 나오지 말아야죠.” 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조덕현 동천안농협 조합장의 발언이다. 농민과 농협이라는 조직에 애가 타는 마음이 있는지 물어보려던 것이다. 답변이 호전적(好戰的)인 느낌이다.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출마를 선언하면 겸손(謙遜)의 미덕(美德)을 잃게 하는 모양이다. 회장 자리가 그런 마력(魔力)이 있긴 하다. 인정한다. 오해일 수 있다. 하지만 분명 아무런 준비 없이 회장 선거에 출마했겠느냐는 식으로 들린다. 농협의 수장 자리를 넘보는 자의 품성(品性)치고는 상당히 억세보인다.

조덕현 조합장의 여러 말들 중 오해가 되는 위험한 발언은 또 있다. 언론을 응대하는 본인의 조직이 따로 있다고 했다.

농협중앙회 선거에 적용되는 ‘위탁선거법’은 선거운동에 대해 매우 엄격하다. 정책과 식견을 후보자 1인이 오롯이 감내하면서 밝혀야 한다. 물론 기자가 투표권을 갖고 있지 않기에 선거운동이라고 단정할 순 없다. 하지만 선거캠프를 구성하고 당선을 위한 공동의 행위를 하고 있다는 식으로 들리기에 의혹의 눈초리를 거두기 어렵다.

조덕현 조합장을 위해 농협중앙회 관계사 전·현직 임직원들이 소위 ‘표팔이’를 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농협중앙회장 선거과정을 통제하는 법이 있긴 한 것이지 의문이다.

농협중앙회장은 비상임이다. 대표성만 갖는다. 농협의 얼굴인 것이다. 농민들의 아픔과 어려움을 대변하고 외풍으로부터 내부결속력을 다지기 위해 노력하는 자리다. 그런데 그걸 모른다. 리더의 품격(品格)을 강조하고 싶다. 품격. 품성과 인격을 줄인 단어로 사람 된 바탕과 타고난 성품에서 느껴지는 모든 것을 뜻한다.

농민을 대표하고 농협이라는 조직에서 군림하고 싶다면 일찌감치 욕심을 버려야 한다. 리더의 품격은 나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아닌 주변과 세상을 품을 수 있는 인간이 되는 것으로 정의된다. 사소한 것에도 성심성의(誠心誠意)를 다해 임해야 한다.

농민과 농협의 대변인이 되고 싶다면 생각하면서 정제(精製)된 언어로 임해야 한다. 주변에서 조덕현 조합장을 위해 선거 과정을 돕고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농협 선거는 '축소된 정치판'이다. 이권을 위해 ‘호가호위(狐假虎威)’ 하려는 세력을 멀리해야 한다. ‘좌고우면(左顧右眄)’ 하지 말고 농민과 농협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생각이면 족하다. 다시금 강조하지만 말은 지나치게 조심해도 나쁠 것이 없다. 수장 자리에 오르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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