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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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신만고(千辛萬苦)의 사전적 의미는 '천 가지 매운 것과 만 가지 쓴 것'이라는 뜻으로, 온갖 역경을 딛고 고생했을 때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야말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천신만고 끝에 러시아행 티켓을 손에 쥐었다. 9회 연속 월드컵본선 진출이라는 금자탑을 쌓았지만 뒷맛은 개운하지가 않다.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 49위의 한국이 1986년 멕시코대회부터 2018년 러시아대회까지 9차례 연속해서 본선 무대를 밟는다는 것은 아시아국가에서는 최초이자 세계적으로도 그리 흔하지 않는 한국 축구의 자랑이다.

한국전쟁이후 첫 참가했던 1954년 스위스대회까지 포함하면 10회 출전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것이다.

FIFA회원국 209개국 가운데 월드컵 출전 경험을 가진 나라는 77개국뿐이다. 지금까지 브라질이 21회로 최다 출전 기록을 갖고 있다. 이어 독일이 16회, 이탈리아 14회, 아르헨티나 11회, 스페인 10회이니까 한국도 대단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선진출을 확정짓고도 불안한 '구멍 수비'와 무딘 공격력 등 부진한 경기력은 많은 축구팬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당장 감독교체의 목소리가 그것이다. 2002년 월드컵 4강신화를 썼던 명장 거스 히딩크감독의 복귀설이 솔솔 새나오면서 '소방수' 신태용號가 거센 풍랑을 만난 형국이다.

이에대해 대한축구협회는 "내년 월드컵본선까지 신태용체제로 가며 절대 교체는 없다"고 힘을 실어주지만 뭔가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왜 15년전의 대표팀을 맡았던 히딩크라는 사람의 이름을 오르내릴까?

다름아닌 이름값보다는 실력, 선수의 커리어보다는 체력을 더 중시하고 학연지연 등 연줄로만 대표선수를 발탁하는 고질병의 싹을 잘라냈기 때문이다.

히딩크는 또 전술 전략 뿐아니라 자신감 회복보다는 패배감을 극복하고, 신구조화 토대의 세대교체보다는 세대교체를 통한 파벌 타파를 지향했다.

탈락의 위기상황에서 사령탑을 맡아 본선행을 이끌어낸 '소방수' 신태용감독에게 무엇보다 신뢰를 보내는 축구협회의 결정이 존중되어야 함은 마땅하다.

하지만 많은 팬들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끊임없이 뛰고 압박하는 경기를 보고싶어한다. 투지가 실종됐다. 90분간 모든 체력을 쏟아붓고 '방전되어' 나왔을때 팬들은 박수갈채를 보낸다.

선수들과 감독, 협회가 혼연일체가 되고, 매 경기마다 선수들의 투지넘치는 한국축구대표팀의 모습을 팬들은 머리속에 그리고 있다.

다시 한번 2018년 러시아에서 '대~한~민~국~'의 함성이 우렁차게 울러퍼지질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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