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엔무브-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공동 개발한 선박용 액침형 ESS 시스템. ⓒSK엔무브
▲SK엔무브-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공동 개발한 선박용 액침형 ESS 시스템. ⓒSK엔무브

시장규모 연평균 21.5%↑…정유사, 분야별 특화 제품 개발중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정유사가 차세대 열관리 기술로 떠오르고 있는 ‘액침냉각’ 사업에 잇달아 진출하고 있다. 최근 데이터센터,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등 전력 소비가 증가하면서 기기 발열을 잡는 액침냉각 시장이 급부상하고 있어서다 

액침냉각은 각종 서버를 전기가 통하지 않는 특수 냉각유 속에 넣어 냉각하는 차세대 열관리 기술이다. 공기를 이용하는 기존 방식과 비교해 에너지 소모를 줄일 수 있고 서버 하드웨어 고장의 주된 원인인 발열·먼지·수분을 제거해 고장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에서도 액침냉각 시스템을 데이터센터에 적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 발달로 그래픽저장장치(GPU) 서버 발열량 증가에 대응하고 에너지 소모를 줄임으로써 친환경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23일 글로벌 시장조사기업인 퓨처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전세계 액침냉각 시장규모는 지난해 3억3,000만달러(약 4,400억원)에서 2032년 약 21억달러(약 2조8,000억원)까지 10년간 연평균성장률(CAGR) 21.5% 수준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자회사 SK엔무브와 GS칼텍스에서 액침냉각유 사업에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SK엔무브는 지난해 3월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시스템 전문기업인 미국 GRC에 2,500만달러의 지분 투자를 했다. 지난 8월에는 미국 IT 솔루션 기업 델 테크놀로지스와 GRC와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액침냉각 시장 내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지난달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업계 최초로 선박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액침냉각 기술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온실가스 배출 규제에 따라 국내외 선박협회로부터 선박용 ESS 액침냉각 기술에 대한 선급 인증을 조기 확보할 방침이다.

GS칼텍스는 지난 16일 데이터센터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액침냉각유 ‘킥스 이머전 플루이드 S’를 출시했다. 차세대 기기 냉각 기술로 평가받는 액침냉각 전용 윤활유 제품을 처음 출시하며 열관리 시장에 본격 진출한 것이다. 

해당 제품은 실증평가를 거쳐 데이터센터 서버의 안정적 구동 및 열관리 기능에 대한 제품 검증을 완료했다. 식품 등급 인증과 생분해성을 보유한 합성 원료를 사용해 인체·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도 했다. 

GS칼텍스는 이번 출시한 데이터센터용 액침냉각유 외에도 전기차나 배터리 기업들과 협력해 관련 설비의 액침냉각 기술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며 분야별 특화된 액침냉각 제품의 개발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사가 기존 윤활유 사업을 했다보니 액침냉각유 사업 진출에 있어 기술적인 장벽은 낮은 편이었다”며 “현재는 시장 초기 단계여서 당장 어떤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향후 액침냉각유 수요가 늘어날 전망에 따라 시장도 폭넓게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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