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리나' 전종서 배우. ⓒ앤드마크
▲'발레리나' 전종서 배우. ⓒ앤드마크

“최근 말랑말랑한 이야기에 관심...로코 ‘웨딩 임파서블’ 찍으며 가치관 변해”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지난 4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발레리나’는 경호원 출신 옥주(전종서)가 소중한 친구 민희(박유림)를 죽음으로 몰아간 최프로(김지훈)를 쫓으며 펼치는 아름답고 무자비한 감성 액션 복수극이다.

매 작품 신선하면서도 감각적인 연출을 선보인 이충현 감독의 ‘발레리나’는 소중한 친구를 잃은 스타일리시하고 무자비한 여주인공의 액션이 관람 포인트의 핵심을 차지하는 작품이다. 

SR타임스는 10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발레리나’의 주인공 옥주 역의 전종서 배우를 만나 이번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가.

꼭 액션이 아니더라도 뭔가 지켜야 할 걸 잃어버린 역할을 해보고 싶었어요. 좀 화끈하게 복수하는 걸 에너지틱하게 해볼 수 있겠다 싶었어요. 시도해 본 부분들이 분명히 있었던 것 같아요. 배우로서 해보고 싶었던 부분들을 해봤던 것 같아요.

평소 지금까지 했던 작품들을 보면 박유림 배우님이 하셨던 민희 같은 역할을 주로 해왔죠. 

근데 이제 옥주는 민희가 존재할 수 있도록 옆에서 뒷받침하는 용기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했죠. 배우로서 다른 포지션에서 연기를 해볼 수 있었습니다. 

Q. 액션 연기는 어떤 방식으로 완성해나갔나.

액션 스쿨에서 준비를 많이 했었고 현장에서도 리허설하면서 많이 바뀌기도 했어요, 무술 감독님이 짜주신 동선에 제 신체에 맞게 다시 변형해서 가져갔었고 현장에 맞춰서 또 바뀌기도 하면서 즉흥적으로 가져갔던 부분들이 많았어요,

송도에서 촬영 시작하기 몇 달 전부터 시간 될 때마다 연습했어요. 근데 막상 작품 찍을 때는 체력을 너무 많이 써서 운동을 못했죠. 스턴트 배우분이 따로 있어요. ‘콜’, ‘종이의 집’, ‘몸값’ 때도 같이 한 분이죠. 제가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했어요, 클라이맥스 액션신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며칠 동안 공들여 찍어서 체력 소모가 제일 많았죠. 그래도 다친 적은 없어요.

‘종이의 집’ 찍을 때 총소리가 실제와 비슷해서 방아쇠 당기기가 두려웠죠. 그래서 이번에는 공기총으로 했어요. 몸을 많이 사용하는 건 이번 작품이 처음이라 무술팀과 같이 동고동락하며 땀내다 보니까 같이 호흡하는 재미가 있었어요.

Q. 한편의 뮤직비디오를 보는 느낌이었는데 직접 본 소감은 어땠나.

TV로 봤을 때와 극장 큰 화면으로 봤을 때 매우 달랐어요, 어떻게 보시는지에 따라 대중분들도 다 다르게 받아들이실 것 같아요. 저는 배우로서 이번 작품을 통해서 해보고 싶었던 거를 해볼 수 있었던 작품이었어요.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는 어떤 묘사, 복수하는 과정, 추격하는 모습 이런 것들이 조용하게 잔인한 느낌이 강했어요. 감독님이 얘기하셨듯이 발레 공연을 하는 것처럼 복습의 과정이 그려져 있는 시나리오였거든요. 다 만들어진 것을 봤을 때 컬러풀하고 다이내믹하고 조금 더 에너지틱하고 이랬던 것 같아요. 그리고 시적인 느낌이 강했어요. 액션이 부각되지 않고 모습이 섬세하게 적혀있었죠. 

Q. OST에 직접 참여했다.

해본 적은 없지만 오랜 시간 좋아했고 동경했던 게 있었어요. 힙합이라는 장르에 대해서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를 거침없이 가사로 표현하는 것에 대한 존경이 있었죠. 그레이 음악 감독님이 음악에 참여해 볼 생각 있냐고 해서 절대 못 한다고 했는데 녹음실 가서 녹음하다가 이거 쓸 수 있겠다 싶어서 하게 됐죠.

▲'발레리나' 전종서 배우. ⓒ앤드마크
▲'발레리나' 전종서 배우. ⓒ앤드마크

Q. 자극적이고 극단적인 액션 표현이 등장한다. 어떻게 받아들이고 연기했나.

(악에 대해) 영화적 표현으로 처벌을 할 수 있고 스타일리시하게 그럴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고 생각했었어요.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처참한 일을 겪고 사라졌다는 것에 대해서 감정적으로 접근하려고 했었어요.

Q. 배경이나 인간관계가 정확하게 어떤 것인지 모호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좀 비현실적인 게 느껴지는 장소들이 있는데 그게 발레리나의 세계관이라고 생각해요. 퀴어적인 관계는 아니라고 봤어요. 다만 여자들의 우정이 조금 복잡하죠. 복잡미묘한 여자들의 우정에 대해서 고민하지는 않고 자연스럽게 보려 했어요. 사랑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의 생각도 존중합니다. 

Q. 이충현 감독의 연출 스타일은 어떻다고 생각하나.

여배우라면 이충현 감독님과 작업을 함께 해보고 싶어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일반 영화나 다른 작품에서 실현되지 않는 여배우로서 해볼 수 있는 판타지적인 게 있는 것 같고 그것을 갈망하는 마음이 저는 있었어요. 저는 철저하게 준비해서 연기하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열려있는 상태에서 연기하기 때문에 제 성향과 합이 잘 맞아요. 촬영 감독님도 ‘콜’부터 함께 해서 카메라 호흡도 친밀하고 좋죠. ‘콜’에서는 금기시됐던 캐릭터를 깨볼 수 있었어요, 여성 서사에 대해서 되게 관심이 많고 그것에 대해 시도해 보시는 것 같습니다.

Q. 여성판 아저씨, 테이큰, 킬빌이라는 시청자 반응이 나오고 있다. 여주인공 액션에 대해 감독님과 의견을 교환한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여자 캐릭터가 다수 남성과 싸워야 하는 부분들이 있는데 그런 액션에서 조금 약할 수 있겠다고 했죠. 저는 한 명이니까요. 그래서 그런 거에 대해서는 무술 감독님과 액션 부분에 대해서는 제 신체적인 부분, 민첩함, 유연함 이런 걸 더 살릴 수 있는 걸로 합을 최대한 많이 짰어요.

그리고 연기적인 부분을 강조할 수 있는 포인트들을 따로 찍기도 했어요. 그래서 보시면 액션에서 감정적인 부분들이 나타날 거예요.

▲'발레리나' 전종서 배우. ⓒ앤드마크
▲'발레리나' 전종서 배우. ⓒ앤드마크

Q. 멜로나 로맨스를 해보고 싶지는 않은가.

보편적인 선택을 해볼 수 있었던 시기가 있었어요. 근데 누구에게나 돌고 도는 그런 시나리오보다는 지금의 나에게 지금이 지나면 못 만나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던 것도 있었죠, 근데 대중분들이 저에게 이제 조금 다른 모습을 보고 싶어 하시는 것 같기도 해요. 그걸 최근에 고민하기 시작했죠. 그래서 로맨스 코미디 드라마를 찍었어요. 드라마 제목은 ‘웨딩 임파서블’입니다. 너무 재미있고 마음이 많이 갔어요. 이제 드라마를 많이 해도 되지 않을까 하고 있어요. 

평범하고 어디선가 나올 법한 여자의 그런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나오는 드라마를 해봤어요. 찍으면서 생각도 완전히 바뀌었어요. 드라마는 패션이나 케미나 감성이나 이런 것들을 조금 더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이 할 수 있다고 봐요.

낯간지럽게 느꼈던 것들, 조금 현실에서 들으면 어색할 수도 있을 법한 감성과 분위기와 대사들이 대중분들의 가슴 깊이 저변에 있구나 그래서 드라마틱하다라는 단어가 여기서 나왔구나하는 것을 알게 됐고 그 재미를 하면서 느꼈던 것 같아요. 그 감성이 뭔지 알게 되면서 로맨스 코미디 매력 부분 빠졌던 것 같아요. 

Q. 이 영화는 주현, 김영옥 배우가 등장하는 부분의 분위기가 가장 밝다.

김영옥 선생님과는 ‘연애 빠진 로맨스’에서 뵈었었는데 진짜 너무 반가웠어요. 주현 선생님은 처음 뵙는데 연기하실 때 너무 재미있으시고 대본에 없는 대사를 많이 하세요. 굉장히 패셔너블하신 분이죠.

Q. 추구하는 연기 방향이 있다면.

제가 선택하는 기준은 시나리오입니다. 장르가 뭐든 시나리오가 재미있으면 했어요. 당시에는 잘 몰랐는데 분노가 쌓여있었던 것 같아요. 스스로에 대해 어떤 폭발 시키고 싶은 그런 게 몇 년 동안 있었고 데뷔 초반부터 까자 연기를 너무 하고 싶었는데 맞아떨어지는 작품을 그때그때 만났어요. 지금은 제 취향이 많이 바뀌고 있는 것 같아요. 

전에는 강렬한 걸 좋아했고 자극적인 걸 선호했어요, 제 취향도 그랬다고 보는 작품이나 영화나 환호하는 그런 것도 다 좀 그런 이유였어요. 반대로 지금은 그런 스타일은 잘 안 보는 것 같고 그때 보지 않던 것들을 많이 보는 것 같아요. ‘사랑의 불시착’, ‘김삼순’ 같은 거요. 요즘 좀 말랑말랑한 이야기에 관심이 가요. ‘웨딩 임파서블’ 찍으면서 가치관이 많이 바뀌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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